현대건설이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검찰이 정치자금 제공설에 대한 수사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절,현대건설의 대규모 해외공사 수주가 가능해진 것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을 전후해 수주한 저수익공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데 따른 실적개선 기대도 주가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현대건설은 9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2천4백원으로 장을 마쳐 5일 연속 강세를 나타냈다. 거래량도 전날의 두 배가 넘는 8백70만여주에 달했으며 특히 외국인은 1백55만주(1백87억원)를 순매수했다. 현대건설은 단일 플랜트 건설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25억달러짜리 이란 사우스파지역 가스처리시설 공사의 공정기술심사에서 1위에 올랐지만 정치자금 제공설에 대한 검찰수사로 공사 수주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았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를 탄력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오는 15일로 예정된 발주처와의 최종협상에 이지송 현대건설 사장이 참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현대건설이 양질의 신규 수주를 확보하고 있고 99년과 2000년에 수주한 저수익 해외 수주의 매출계상이 마무리돼 원가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대손상각이 마무리되고 기술개발비도 줄어들어 영업외수지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환사채(전환가격 1만1천84원) 1천9백60만주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의 물량 부담과 검찰수사라는 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매수가 몰리는 것은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의 강세에 힘입어 대림산업(2.85%) LG건설(2.63%) 동부건설(3.01%) 등 대형 건설주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