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구례에서 2박3일간 열린 한나라당의 의원연찬회가 30일 끝났다.

지난 29일 정면 충돌했던 주류와 비주류는 이날 '확전'을 피하기 위해 말을 아꼈지만,두 진영간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박근혜 대표는 연찬회를 통해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지금까지 비주류의 집요한 공세가 있었지만,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했다.

하지만 이번 연찬회에서 박 대표는 비주류인 이재오 김문수 의원 등을 향해 "나갈테면 나가라"며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박 대표가 이런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더 이상 비주류에 의한 '리더십 누수현상'을 뒷짐만 진채 방관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격전장이 될 정기국회의 개회 이전에 리더십 복원을 통한 집안단속을 해놓을 필요성도 있다.

박 대표의 정면승부 카드는 일단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 29일 박 대표를 격하게 몰아붙였던 이재오 의원은 "할 소리 다했으니 침묵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탈당 여부에 대해선 "당의 요직을 거쳤고 당을 새롭게 만들려고 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박 대표의 '강공 카드'가 당 장악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그러나 비주류의 공세가 완전히 수그러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의원은 "우리의 문제제기는 사적인 감정이 아니라 나라와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뜻에서 나왔다"며 "앞으로도 정정당당하게 (문제제기를)해나갈 것이고 박 대표도 이를 잘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과거사,행정수도 이전 등 당면 현안에 대한 해결의 가닥이 잡히면 비주류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구례=홍영식·최명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