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의 안방 TV를 달구는 뜨거운 뉴스중의 하나는 아기를 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비료상 스콧 피터슨의 재판 이야기이다.

피터슨은 지난 2002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 뱃속의 아기를 살해하고 샌프란시스코만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정의 남편 피터슨의 재판은 요즘 그가 아내를 살해할 만한 동기가 있었느냐의여부를 따지기 위해 그와 그의 정부이자 마사지걸인 앰버 프레이간의 엽색 행각 등낯뜨거운 얘기들로 채워지고 있다.

피터슨 처럼 어엿한 가장이 아내를 살해해 주부들을 놀라게 한 경우는 이밖에도많다.

최근에는 남자 고용원과 동성애 끝에 사직한 짐 맥그리비 뉴 저지 주지사, 호텔여종업원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는 LA 레이커스의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 등등. 지난 14일에는 아칸사스 리틀 록에서 지난 1996년및 2000년 올림픽 세단뛰기에출전했던 로버트 하워드가 아내를 흉기로 찌르고 자신은 아칸사스 대학 기숙사에서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워드는 의과 대학 재학중, 아내 로빈 미첼은 신경외과 레지던트였던 만큼 아내를 살해한 동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하워드는 아내에게 다음과 같은 유서를 남겼다.

"당신의 독립심과 고된 노력에 대해 존경할 수 없는 것이 유감이야. 나는 뭔가잃어가는 것이 두려운 그런 남자야." 또 이달 초 유타주에서는 마크 해킹이란 28세 남자가 아내에게 자신을 노스 캐롤라이나 의과 대학에 입학 허가를 받았다고 속였다가 들통이 난 뒤 잠자던 아내를 권총으로 쏘아 죽이고 사체를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같은 아내를 살해하는 남자의 심리와 관련, 워싱턴 포스트는 24일 1997년 영화 '남자들속에서"를 감독한 네일 라뷰트의 말을 인용, "남자들은 결혼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그러나 한편으로 사회의 규칙이 내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느낄때 매료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왜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는가'의 저자인 리처드 로데스는 "남편이 폭력을통해 우월감을 느끼려 하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했으며, 변호사인 수잔 마틴은 가정내 폭력은 인류 역사 어느 때나 문제였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995년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도 무죄로 풀려난O J 심프슨 사건으로 미 전국이 떠들썩 했던 이후 비슷한 사건들이 터지면 모두 큰뉴스가 되었고, 이제는 사람들이 이러한 사건들을 마치 오락처럼 즐기게 됐다는 것.이는 마치 병든 미국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하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