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올림픽 복싱 금메달의 꿈은 이뤄질 것인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한국 복싱이 아테네올림픽 2종목에서 준결승에 진출, 금메달 획득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복싱은 88년 서울올림픽에서 김광선(51㎏급)과 박시헌(75㎏급) 이후 금맥이 끊겼고 92년 바르셀로나에서 홍성식(60㎏급)과 이승배(75㎏급)가 동메달, 96년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한 체급 올린 이승배(81㎏급)의 은메달이 전부다.

특히 시드니올림픽 때는 올림픽 출전을 바로 앞두고 복싱대표팀 코치가 구타혐의로 구속되는 등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단 1개의 메달도 건지지 못하고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르다는 게 복싱대표팀 코칭스태프들의 판단이다.

복싱대표팀은 지난 5월 유럽전지 훈련에서 불가리아, 이탈리아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가지면서 유럽선수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고 태백 분촌 훈련을 통해 체력을 끌어올렸다.

오인석 복싱대표팀 감독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금메달 후보는 조석환(국군체육부대). 지난해 세계선수권 3위를 차지한 조석환은 근성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력이뛰어나 준결승 상대인 `돌주먹' 알렉세이 티치첸코(러시아)를 꺾고 우승까지 노려볼만하다.

특히 조석환은 티치첸코를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한차례 꺾은 경험이 있는데다이기고 결승에 오를 경우 맞붙을 김성국(북한)-비탈리 타이베르트(독일)의 승자 또한 전력 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다.

오 감독은 "조석환이 8강전에서 고전했지만 결국 월등한 체력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며 "준결승 상대도 해볼 만하므로 금메달 고지가 그리 멀지 않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 복싱에 8년만에 올림픽 메달 소식을 안긴 `깜짝 스타' 김정주(원주시청.69㎏)는 객관적인 전력상 금메달은 힘들지만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 로렌조 아라곤 아르멘테로스(쿠바)를 넘는다면 이변도 가능하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