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여개국 이슬람 지도급 인사 93명은 22일 이라크 점령 미군과 임시정부에 맞서 투쟁하고 있는 저항세력을 지지해주도록전세계 무슬림들에게 촉구했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운동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이 이날 공개한 성명에 따르면 이집트와 모로코, 독일, 인도네시아, 팔레스타인 등 20여개국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슬람의 땅을 점령의 오물로부터 정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연대 서명한 호소문에서 이슬람 지도자들이 미국과 영국,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의 이라크 및 팔레스타인 침략에 침묵함으로써 이들에 공조해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의 아랍 및 무슬림 형제들과 모든 종교 기관들 그리고 전세계 해방세력들이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야만적 범죄와 점령에 반대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슬람 지도자들은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의 `명예로운 저항'에 물질적 정신적 지지를 아끼지 말 것을 촉구했다.

성명은 또 지난 6월 말 출범한 이라크 임시정부를 이라크에 대한 헤게모니와 자원을 장악하기 위해 점령군이 내세운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전세계 이슬람 국가들이 국민의 존엄성과 다원주의를 인정하면서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를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소문에는 이집트의 양대 야당 대표들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정치지도자 칼리드마슈알, 레바논의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카타르의 온건 이슬람 지도자 유시프 알-카라다위 등 아랍 및 전세계 이슬람 지도자들이 서명했다.

이들에 앞서 21일에는 이집트 최고 이슬람 법학자인 알리 구마아가 미군의 나자프 공격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니 이슬람 최고 권위기관인 아즈하르의 셰이크 모하마드 탄타위와 함께 이집트의 양대 이슬람 지도자로 추앙받는 구마아는 미군과 그 추종세력이 이라크의 나자프와 팔루자를 공격함으로써 "분노의 화산"이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집트의 이슬람 지도자들은 정부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선행되지 않는 한 국제정치 사안에 대해 공개 비난이나 논평을 가급적 자제해왔다.

그러나 구마아는 알리 이맘 사원을 비롯한 이라크 이슬람 성소들에 대한 미군과이라크군의 공격을 이례적으로 강도높게 비난해 눈길을 끌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