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이례적인 집단 항의방문 사태를 불러온 고려아연의 계열사 지원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고려아연주가에 미칠 영향이 증권가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는 고려아연이 지난주에 비상장 자회사인 서린상사를 통해 에어미디어에 1년간 90억원을 대여하기로 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에어미디어는 지난 3월 고려아연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항의방문 파동에 근본 원인을 제공한 회사다.

개인 무선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지난 96년 설립됐으나 지난해 82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자본이 잠식된 상태. 증권사들은 일단 이같은 방침에 우려하고 있다.

동원증권은 1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려아연이 에어미디어의 사업 원활화를위해 에어미디어의 화의채무 해소해야 하고 이를 위해 비상장사를 통해 자금을 대여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는 만큼 새로 등장한 악재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했다.

그러나 동원증권은 고려아연이 지난 6월과 7월에 잇따라 자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또는 출자를 실시한데다가 지난 2.4분기 지분법평가손실이 236억원에 달하는 등 계열사와 관련된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이번 에어미디어의 자금 대여 문제가기업 신뢰도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증권도 고려아연이 자회사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속적인 출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기업 기초여건 자체가 양호하고 주력 품목인 납과 아연 제품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이번에도 지난 3월의 충격이 되풀이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게 증시 전문가들의 견해다.

고려아연의 에어미디어 지원설이 불거지고 이같은 내용의 공시가 나온 지난 3월25일과 26일 이틀동안 고려아연 주가는 13.89% 폭락했다.

이 문제가 다시 제기된 지난 13일에도 이 회사 주가가 7.43% 하락했지만 이날에는 1.54%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동원증권은 아연도강판의 수요 증가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아연및 납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세, 제련업계의 구조조정 및 생산량 감소 등은 긍정적인요인이라며 고려아연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고 삼성증권 역시 비슷한 이유로 `매수' 의견을 고수할 방침이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린상사의 지분은 고려아연이 33%, 최대주주인 최모씨와 장모씨가 67%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서린상사는 고려아연의 수출입 관련업무를 주로 맡은 회사로 지난해에 5천270억원의 매출액에서 14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부채비율은 88%에 불과한 회사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