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산에서 발생한 50대 택시기사 토막살해 사건은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한 부인과 간호사인 딸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특히 살해뒤 완전범죄를 노려 사체를 토막내고 지문도 지워버린 것으로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마산 동부경찰서는 11일 택시기사 손모(53.마산시 산호동)씨를 살해한뒤 사체를토막내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로 손씨의 부인 고모(55)씨와 딸(26)을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의 집에서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흉기와 사체를 담은 도구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8시께 마산시 산호동 자신의 집에서 손씨가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죽인다'며 흉기로 위협하자 손씨가 갖고 있던 흉기를 빼앗아 손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토막내 마산시 산호동 등산로 주변과 구산면 심리 야산에 버린 혐의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전직 정형외과 간호사인 딸이 고씨와 함께 집안 욕실에서 사체를 10등분으로 토막낸 뒤 팔 등 일부 사체토막은 집근처 공원에, 머릿부분 등은범행뒷날 렌트카를 이용해 집에서 30㎞가량 떨어진 구산면 야산에 각각 유기한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이들은 사체가 발견되더라도 신원을 알 수 없도록 사체의 손가락에서 지문을 도려내 완전범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전 구산면 심리 야산에서 손씨의 머릿부분을 찾아냈으나 나머지 다리부분은 찾지못해 수색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고씨는 "남편이 술을 마시면 가족들에게 폭력을 일삼아 왔는데,이날도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딸에게 흉기를 들고 `죽인다'며 행패를 부려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됐다"고 범죄사실을 자백했다.

그러나 잔혹하게 사체를 훼손한데다 숨진 손씨가 딸이 사귀던 남자와의 결혼을 반대했다는 주변 사람의 진술로 미뤄 또 다른 범행동기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조사중이다.

이들은 범행후 지난 3일 직접 경찰서를 찾아와 태연하게 `남편이 저녁먹고 나가연락이 안된다'며 손씨의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찰은 지난 1일 손씨의 토막난 사체 일부가 발견돼 수사에 나섰으나 손가락 지문이 훼손된데다 머릿부분이 없어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다행히 지난 3일 훼손된 손가락의 지문 일부를 채취하는데 성공, 지역내실종자들의 지문과 대조작업을 벌이던 중 10일 사체의 신원이 손씨임을 확인하면서 수사는 급진전했다.

경찰은 손씨의 집을 방문, 부인과 딸을 따로 떼어놓고 행방을 추궁하자 두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데다 렌트카 이용을 문의한 전화통화내역 등을 이상히 여겨 이들을 경찰서로 연행, 추궁한 끝에 범행사실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사전공모와 공범이 있었는지 여부 등의 보강조사와 함께 범행과 관련한 증거물을 추가로 확보한뒤 12일 오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마산=연합뉴스) 황봉규.김태종 기자 bong@yna.co.kr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