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 최대 석유재벌 유코스 사태를 둘러싼 유가 소동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유가관리 능력에 더많은 의문을 던지며, 나아가 배럴당 50 달러 유가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에 힘을 실리게 하고 있다.

과거 빈틈없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알려졌던 OPEC가 최근들어 상호모순적인 일련의 성명을 발표하는 것으로 현 유가소동에 대한 조정능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러한 모순발언의 당사자는 바로 OPEC 현의장인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그는 현 유가가 "미친(mad)" 수준이라며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조차가까운 시일내에 원유생산을 늘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에 대해 고유가를 진정시킬 안전장치가 없다는 의미로받아들였고 곧바로 유가는 사상최고가로 줄달음쳤다.

이에 유스기안토로는 즉각 OPEC가 사실은 하루 150만 배럴 증산 능력이 있다고종전 발언을 수정하며, 내달 중순 OPEC 회의에서 증산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에도 OPEC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30달러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이란 모순된 결정을 내렸다.

당시 전문가들과 소비자들은 OPEC의 유가안정 의지를 의심하게 됐고, 이후 OPEC은 여러차례 증산을 결정했지만 유가를 안정시키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유코스 사태와 베네수엘라 소환투표를 둘러싼 석유업계 마비가능성 등과 맞물려 유가를 사상최고 수준으로 몰아가고 있다.

유가는 지난 6일 런던시장에서 배럴당 41.5 달러, 뉴욕시장에서 44.75 달러로각각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달동안 고유가를 진정시킬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하고 있다.

원유 수요는 세계경제 회복에다 인도와 중국 등 급팽창 경제의 영향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정체 또는 하락 추세에 머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럴당 50달러 시대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석유위기사태로 치닫진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플레를 감안하면 현 유가는 1970년대 석유위기 사태 당시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유가분석가인 몬세프 카비는 "고유가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할 것"이라며 "고유가 시대는 최소한 2005년 말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적 반응도 이같은 견해를 뒷받침한다.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은 기록적인 유가가 소비자들에겐 환영받지 못하는 세금이라면서도 고유가가 성장을 늦출 지라도 경제회복을 이탈시키진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