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초반 공화당 조지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간 혼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과 케리 상원의원은 22일 9.11 조사위 보고서를 둘러싸고 열띤 공방전을 벌였다.

미 의회 9.11 조사위 보고서가 발간된 이날 부시 대통령은 이 보고서를 계기로미국의 정보및 안보 기관의 개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반면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케리 의원은 "부시 행정부내의 지도력 부재"를 입증했다며 공격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아침 백악관을 방문한 토머스 킨(공화) 위원장과 리 해밀턴(민주) 부위원장으로 부터 보고서 한 부를 증정 받은 자리에서 보고서가 정보 및 안보 기관들을 변화시키는 방안에 대한 "매우 확실하고도 건설적인 권고안을" 포함하고 있다면서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킨 위원장으로 부터 브리핑을 받는 자리에서는 "만일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을 곧 공격한다는 암시라도 있었더라면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일이든 했을 것이며 이는 클린턴 대통령이라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말했었다.

9.11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9.11 테러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않았으며, 주요 원인은 테러 위협을 눈치채고도 정부 관리들에게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상력 부족' 으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케리 의원은 이날 디트로이트에서의 기자 회견을 통해 "이 보고서는 모든 미국인들에 대해 아주 단순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면서 이는 부시 행정부의 "지도력 부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보고서는 정보기관의 개혁이 너무 지체되고 있음을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다면 공화 민주 양당의 지도자들, 각 기관장들간의 '비상안보 총수회의'를 소집, 미국을 지키기위해 필요한 행정개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리 의원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18개 주에서 47%대 41%로 지지율이 앞선 것으로 퓨(Pew)리서치 센터 여론 조사결과 나타나는 등 지난 6일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 지명 이후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1천568명의 전국 유권자 표본 조사에서도 당장 오늘이 선거일이라면 케리를찍겠다는 응답이 46%로 부시의 44% 를 앞섰다.

블룸버그의 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모두 155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텍사스,인디애나 등 19개주에서, 케리 의원은 뉴욕, 캘리포니아 주등 모두 168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11개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플로리다, 아리조나 등 215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20개 주에서는 오차 범위내의 차이를 보였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