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왕, 최우수선수(MVP), 우승의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

무궁무진한 자원을 자랑하는 브라질 축구가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의 뒤를 이을 또 하나의 거물급 스타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2004코파아메리카컵(남미축구선수권)에서 천부적인 골 감각을 과시하며 브라질의 결승 진출을 견인한 아드리아누(인터 밀란).

22세의 '젊은 피'인 아드리아누는 22일(한국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대회 우루과이와의 4강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분 동점골을 뽑은 뒤 손에 땀을 쥐던 승부차기에서도 침착하게 성공시켜 5-4 승리를 이끌었다.

189cm, 87cm의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인 아드리아누는 이로써 대회 6호골을 기록해 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 등에 3골차 앞선 득점 단독 선두를 질주, 사실상 득점왕을 굳혔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레이라 브라질 감독의 부름을 받아 조별리그 미국과 터키전에서 1골씩 뽑아 국제무대에 신병기의 등장을 알렸던 그는 이번 대회 코스타리아카와의 조별리그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데 이어 멕시코와의 8강에서도 2골을 뿜는 등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헤딩력과 찬스 포착이 뛰어나고 골 결정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이 '원더키드' 웨인 루니(잉글랜드)와 '무서운 10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탄생을 알린 마당이었다면 코파아메리카는 아드리아누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셈이다.

아드리아누가 오는 26일 벌어지는 남미 라이벌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에서 또 한번 해트트릭의 '원맨쇼'를 펼친다면 지난 49년대회의 자이르 루사 핀투(브라질), 57년 대회의 마스치오(아르헨티나)와 암브로이스(우루과이)가 세운 대회 통산 최다골(9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2003-2004 시즌 세리에A에서도 17골(파르마 시절 8골 포함)을 수확한 아드리아누가 이번 대회에서 득점왕 등극과 함께 브라질에 통산 7번째 우승컵을 안긴다면 호나우두의 후계자로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현존 세계 '최고 킬러'인 호나우두도 지난 97년과 99년 대회에서 각각 7골과 5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드리아누가 MVP를 포함해 전관왕을 달성, 루니처럼 세계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킬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