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부 개신교 단체의 8월 `예루살렘 예수행진 2004' 행사강행 방침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행사는 국내 개신교 단체가 외교부에 해외봉사활동을 주목적으로 등록한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가 주관하는 것으로, 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베들레헴간 평화행진을 핵심으로 8월7∼10일 개최될 예정이다.

그러나 행사 참석인원이 국내외 거주 한국 개신교 신도 3천여명에 이르는데다행사 개최지가 `테러 상시 발생지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행사가 강행될 경우 만의 하나 테러 또는 현지 주민들과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고있다.

정부는 특히 최근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이라크 무장단체 `알 타우히드 와알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김씨를 살해한 것이 가나무역의 종교사업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띄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5일 국외 테러사건 대책본부장인 최영진(崔英鎭) 외교통상부차관 주재로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갖고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에 행사 취소 또는연기를 촉구한 데 이어, 16일 중으로 외교부 홈페이지(www.mofat.go.kr)에 행사 강행시 초래될 위험을 게재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행사 취소 또는 연기 요청의 이유로 최근 이라크 사태 장기화로 인한테러 빈발, 추가파병으로 인한 아랍권의 반한 감정 고조,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불안한 치안상황을 들고 있다.

일단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측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3년간 900여명의 자국민이 테러로 사망한 이스라엘과 무장단체인 하마스조차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는 팔레스타인의사정상 양측 입장을 그대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게 외교부의 걱정이자 고민이다 외교부는 특히 중동지역에서 또다시 한국민 테러사건이 발생할 경우 그 파장이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의 중동정서 악화도 문제지만 그와 반대로 중동지역에서 대(對) 한국정서가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 이럴 경우 평화와 재건 목적의 이라크 추가파병 또한그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아시아문화협력개발기구'가 정부의 행사 취소 또는 연기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이라크와 그 주변지역의 긴박한 상황으로 볼 때 이 행사가 강행될 경우 테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염려가 크다"며 "그러나 관련단체가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처벌조항도 없고 여행권도 제한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