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평양에서 나온 북측 취재진과 지원인원들은 김일성 주석의 조문문제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질문공세를 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대부분의 북측 관계자들은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 박용길 장로 등 추모 대표단의 방북이 무산된 데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남측 관계자들은 "남한내 분위기가 아직 '조문방북'을 정부가 허용할 정도는 아니다"는 점을 설명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조문은 인륜의 문제인데 어째서 정치적 차원으로 다루느냐","1994년 때도 조문 문제로 남북관계가 후퇴해 2000년에서야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조문을 막아놓고 남북관계가 어떻게 순탄하겠느냐"고 말했다.

일부 북측 이산가족 상봉자들은 "이번에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일부 북측 행사 관계자는 "우리는 조문이 불허된 상황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할 수 없다고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만날 날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이산가족들을 실망시켜서는 안된다고 해서 이번 상봉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측 관계자들이 "남한 정부가 박 장로 등 추모대표단에게 조문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방북해 조용히 행사를 참여하고 돌아올 것을 주문했으나 본인이 이를 거부해 방북이 취소됐다"고 설명하자 북측은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또 "정 장관 취임으로 대북정책이 좀 더 전향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없느냐", "한나라당 의원들은 앞으로 대북정책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 것 같으나"는 등의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남측 관계자들이 "정 장관 취임 후 첫 외부행사 중 하나가 김대중 전대통령과 임동원 특보를 만난 것인 만큼 화해협력의 기조를 강화해 갈 것이다.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앞으로 지켜보면 남북관계를 잘 이끌어 갈 것"이라고 하자, 북측은 "결국 남북 화해협력이 대세 아니냐"고 답하기도 했다.

(금강산=연합뉴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