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군 당국은 8일 이라크 북부도시 키르쿠크의 불안이 터키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면서 종족갈등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이 도시의 현 인구구성을 바꾸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이라크내 쿠르드족에게 경고했다.

일케르 바스부그 터키군 합참차장은 이날 앙카라에서 월례 브리핑를 통해 이라크내 쿠르드족을 직접 지칭하지 않은 채 "이라크의 안정을 되찾기 위한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민족이 키르쿠크의 인구구성비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스부그 합참차장은 "우리는 이라크 임시정부가 그같은 시도를 제지할 것으로기대한다"면서 키르쿠크의 현 상황에 대한 "정당하고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할경우 이라크의 영토적 통합과 정치적 안정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 내 쿠르드족은 이라크 정부가 키르쿠크 지역에 대한 계획적인 '아랍화'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 1950년대 쿠르드족이 이 지역에서 압도적인 다수였다고주장하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은 아랍화 정책에 따라 24년 집권기간에 수천명의 아랍인들을키르쿠크에 정책적으로 정착시켰으며 쿠르드족들은 현재 이들을 쫓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터키는 유전지대인 키르쿠크 지역을 쿠르드족이 완전 장악할 경우 영향력이 확대돼 이라크에서 분리독립을 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터키 남부지역의 쿠르드족도 터키에서 독립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바스부그 합참차장은 "이 문제는 사실 이라크 내부 문제이지만 키르쿠크 지역은이라크 장래에 가장 큰 위협요소를 안고 있다.
우리는 이 지역의 잘못된 움직임이이라크 전체를 내분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키르쿠크의 석유자원을 한 민족이 장악할 경우 이 지역의 여러 민족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터키의 이같은 우려에 미국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터키 외교관들이 이날 친미 성향으로 알려진 쿠르드애국동맹(PUK)의 초청으로 키르쿠크시를 방문, 현지 지도자들과 이 지역의 민족 갈등문제를 논의했다.

7명으로 구성된 외교대표단의 토크 데미 단장은 "키르쿠크는 작은 이라크"라면서 터키는 이라크와 관계 증진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키르쿠크 지역에 거주하는 아랍계와 쿠르드족, 터키계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종족 폭력사태로 비화되고 있다.

(앙카라.키르쿠크 AFP.AP=연합뉴스)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