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사건'을 조사중인 감사원은 8일오전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을 감사원으로 불러 2차 조사를 벌였다.

지난 1일 1차조사 때 김 사장의 진술을 주로 들었던 감사원은 이날 2차조사에서는 이라크 현지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번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집중추궁, 이날 조사가 이번 사건의 열쇠를 풀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감사원은 특히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김 사장과 팔루자 무장세력간의 협상 과정에 주목, ▲김 사장이 왜 한국대사관에 알리지 않고 단독 협상을 벌였는지 ▲협상대상은 어떤 무장세력이었는지 ▲언제, 어떻게 협상했는지 ▲석방 요구조건은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는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김선일씨를 알리바바(도둑) 세력이 납치했으며 김 사장에게 거액을 요구했다'는 소문도 있는 만큼 사실 여부를 함께 조사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감사원에 도착,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 "고(故)김선일씨의 석방을 위해 모든 요구조건을 다 걸고 협상했다"면서도 "어떤 내용을 협상했느냐"는 질문에는 "다각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교통상부와 이라크 현지 무장세력간 협상이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김선일씨 억류) 비디오 방영 후 변호사를 통해 들었다"면서 "(변호사가) `그쪽으로이라크 한국대사관을 통해 협상팀을 보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이날 김 사장이 한국대사관에 대한 불신으로 김씨 실종을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도 대사관을 4번이나 방문한데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고있는 만큼 그 이유를 밝혀내는데도 주력했다.

감사원은 특히 기독교인이었던 김선일씨가 강한 종교적 신념에 따라 현지에서활동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같은 행위가 이번 사건에 미친 영향도 함께 파악중이다.

이라크 현지조사단은 당초 일정을 앞당겨 9일 오전 7시30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계획이다.

한편 감사원은 임홍재(任洪宰) 주 이라크 대사가 고(故) 김선일씨의 피랍이 확인될 무렵인 지난달 9-12일 요르단 암만을 방문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경위를 조사했다.

감사원은 특히 임 대사가 암만에서 김씨의 피랍가능성을 알고 있던 선교사와 만나 인사를 나눈 사실을 확인했으나, 임 대사와 선교사는 "그때 피랍 얘기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 현지조사단(단장 문태곤)에 따르면 임 대사는 지난달 9-12일 이라크 대사관에 파견된 국가정보원 직원 1명과 함께 `업무협의차' 요르단 암만을 방문했고,이 기간 한인교회인 `필라델피아 교회'를 찾았으며, 교회 관계자들과 인사하는 과정에서 서울 O교회 강모 목사로부터 e메일을 받아 김씨의 피랍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던 선교사 1명과 악수했다.

현지조사단은 이에 따라 임 대사의 사건 사전 인지 가능성을 조사했던 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임 대사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알았으면 제가 가만히 있었겠는가"라며강하게 부인했으며, 국내에 머물고 있는 선교사도 "임 대사를 만났을 때 김씨 실종.피랍얘기는 안했다"고 진술했다고 감사원 관계자가 전했다.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지난달 4-5일 이라크에서 강모 목사를 만나 김씨의 실종 및 납치 가능성을 알렸으며, 이어 강 목사가 중동지역 선교사 8명에게 e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