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에 한국군 3천여명이 파견될 예정인 가운데 이란, 터키 및 이라크의 접경 지대에 거주하는 쿠르드족들이 독립국가 창설을 위한 투쟁을 본격화할 태세여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7일 터키 접경지대에서 지난달 28일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소속 반군들과 교전을 벌여 이란 병사 2명과 반군 8명이 사망했다고밝혔다고 이란의 학생뉴스통신인 ISNA가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이같은 발표는 터키 접경지대에서 이란군과 쿠르드족 반군간의 교전으로 이란 병사 16명과 쿠르드족 반군 4명이 사망했다는 쿠르드족 계열 뉴스통신사의 전날 보도내용을 일부 확인해 주는 것이다.

터키의 보안 소식통들은 이번 충돌은 이란군이 쿠르드족 반군을 소탕하는 작전을 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터키 남동쪽의 쿠르드족 밀집지인 디야르바키르에서만최소한 10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또 쿠르드족 반군 소식에 정통한 독일의 MHA통신은 "이란군이 지난주부터 PKK의무장조직을 소탕하기 위한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진행중"이라며 "이 작전으로 시작된첫번째 교전은 지난 2일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어 "이란군은 터키 접경지역 인근인 살마스와 호이 마을에서도 PKK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란 정부는 헬기와 중무기를 동원한 쿠르드족반군 소탕작전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조직이름을 `콩그라-겔(KONGRA-GEL)'로 바꾼 PKK는 지난 90년대 초부터 터키 남동부 지역에 대한 자치독립을 요구하며 무장투장을 벌여 이 과정에서 모두 3만7천여명이 희생됐다.

1999년 지도자 압둘라 오잘란이 체포된 후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한 PKK 조직원들은 이후 터키, 이란과 접경한 이라크내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아르빌과 술라이마니야의 산악지역에 은신한 채 조직재건을 모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PKK는 지난 6월1일 갑자기 휴전파기를 선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CNN방송은 지난 4일 이라크 북부지방에 은신중인 PKK 소속 반군들이 재무장중이며, PKK 조직원 1천500명이 지난 6개월간 이미 터키로 침투했다고한 정보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터키와 이란은 이처럼 쿠르드족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쿠르드족 반군 소탕을 위해 긴밀한 공조체제를 가동키로 하는 등 이라크 주권정부 출범이후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쿠르드족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북부 400만명을 비롯해 터키 1천100만명, 이란 550만명, 시리아 200만명 등을 합쳐 이라크 북부 산악 접경지대를 중심으로 2천여만명이 퍼져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아직 독립국가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

(테헤란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