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수입국 그룹(G10)은 5일 오후(현지시간) 제네바에서 각료회의를 갖고 현재 진행중인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에서 민감 품목의 관세인하에 신축성을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허상만(許祥萬) 농림부 장관을 포함한 G10 각료들은 이날 연석회의를 가진 뒤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수출국 위주로 한, 일괄적인 합의 시도는 성공적인 결과를 유도할 수 없다면서 신축성과 균형이 성공적 목표 달성의 관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공동성명은 G10이 세계 인구의 4%를 점하는데 불과하지만 세계 농산물 무역에서는 13%의 비중을 갖고 있다면서 식량안보와 농촌개발과 보존 등 G10이 주장하는 농산물의 비교역적 관심사(NPC)가 협상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허장관과 다이스 대통령(경제장관 겸임), 가메이 요시유키 일본농상, 노르웨이, 대만, 리히텐슈타인, 아이슬란드, 모리셔스 등 8개국의 각료들이참석했다.
G10에는 이밖에 이스라엘과 불가리아 등도 가담하고 있다.

G10 각료회의는 DDA 농업협상 세부원칙(모댈러티)의 기본골격이 이달중 확정될가능성에 대비해 농산물 수입국들의 입장을 강력히 표명하고 공조방안을 모색하기위해 서둘러 마련된 것이다.

공동성명은 관세 인하 문제와 관련, G20와 미국이 요구하는 `구간대 공식'에서고율 관세의 대폭 인하를 뜻하는 `스위스 공식'을 제외하고 평균적인 감축을 골자로한 우루과이 라운드(UR)방식을 신축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구한 것이 특징이다.

G10 각료들은 우루과이 라운드(UR) 방식은 농산물 시장 접근에 상당한 진전을이루었으며 민감 품목에 대한 신축성은 예외적 취급이 아니라, 일괄합의의 실질적일부분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G10 각료들은 이에 따라 회원국이 자유롭게 구간대별로 일정한 부분의 UR방식적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나머지 구간대에서는 스위스 공식을 제외한 타협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G10 각료들은 농산물 수입관세를 일정 수준 이하로 억제하기 위한 관세상한 설정과 저율관세 할당물량(TRQ)의 증량도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TRQ 증량은 사안별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임을 제시했다.

의장인 요제프 다이스 스위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유럽연합, 중국,브라질, 인도 등 5강(G5)에 의한 막후 교섭으로 협상의 흐름이 결정되는 분위기에언급, 각국의 다양한 이해와 관심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이스 대통령은 협상과정은 투명성은 물론 모든 회원국을 아우르는 포괄성이중요하다면서 G10의 합의 없이는 협상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허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등 G10의 입장이 공동성명에 충분히 수렴된것으로 본다면서 한국의 경우는 고관세 품목이 많은 만큼 관세 상한 설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메이 일본 농상은 농업협상 그룹 의장이 G10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진룽 대만 농업위원장은 G10은 일방적인 양보를 할 수 없지만 다른협상 그룹들에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