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납치, 살해를 배후주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자신의 테러역량을과시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전달했다.

타임 최신호(7월12일자)는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내 테러조직 `아타위드왈 지하드(단결과 성전)'가 이라크에서 발생한 일련의 자폭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임을 주장하면서 이를 입증하는 실황 녹화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보내 왔다고 보도했다.

타임에 따르면 이 테이프가 담고 있는 자폭 실황 녹화에는 지난달 발생한 이제디네 살람 당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 위원장에 대한 테러 장면이 포함돼 있다.

장면은 몇대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이 바그다드의 거리를 따라 사라지는 모습에 이어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치솟는 화염을 담고 있다.

또다른 장면은 지난 6월14일 미국 전자ㆍ전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의 경비호송차량대열을 자폭테러하는 모습을 수록했다.
여기에서는 호송대열의 SUV 3대가 화염에 휩싸인 장면을 클로즈업해 비추고 있으며 촬영자는 폭발 후에도 자리를 피하지않고 불타는 자폭차량과 SUV들을 근접촬영하고 있어 자폭장면 촬영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임을 타나냈다.

이 테이프는 젊은 테러범이 미리 유언을 남기는 장면에서 자폭을 실행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아 테러조직이 따르는 절차와 의식의 한 단면을 엿볼수 있게 했다.

이 장면에서 테러범은 복면한 동료들에게 둘러싸인 채 가족들에게 유언을 남긴뒤 복면 괴한들이 구호를 연호하는 가운데 폭탄으로 가득 채워진 탱커 트럭 운전석에 오른다.
화면은 복면한 동료들에게 손을 흔드는 테러범과 그가 손에 쥔 폭탄 격발장치, 배선 등을 비춘뒤 트럭이 사라지고 얼마 뒤 목표물인 팔루자의 미군 초소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을 보여준다.

이 비디오는 18명의 사망자를 낸 나시리야의 이탈리아군에 대한 공격, 바그다드유엔 사무소 자폭테러, 마운트 레바논 호텔 폭탄테러 등이 자신의 소행이라는 `아타위드 왈 지하드'의 종전 주장이 되풀이 된다.
비디오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알제리, 리비아, 요르단 등 외국 출신 테러범들이 유언을 남기거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련된 촬영에 말끔하게 편집된 이 비디오는 각 장면마다 설명과 함께 자폭 테러범의 성명, 테러의 명분 등을 명시하고 있다.
또 "기술적인 문제와 작전상의 고려때문에" 모든 녹화장면을 보여주지 못해 유감이라는 `사과문'까지 담았다.

타임은 "이 비디오는 이라크에서 활동중인 테러세력이 당초의 평가보다 훨씬 더잘 조직돼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라크 신생 정권의 당면한 미래나 13만에달하는 이라크 주둔 미군의 궁극적인 철수 계획 모두에 좋지 않은 징조"라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