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2일 오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콜린 파월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20분 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양국 외교장관은 북핵 문제와 이라크 추가파병, 한미동맹,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 등에 의견을 교환했다.

반 장관은 먼저 "남북 외교장관회담에서 북측은 동결에 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고 이를 금창리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으며 민족공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소개하고, "그러나 우리측은 한-미, 한-일 공조의 중요성도 있는 만큼 균형을 이루기위해서는 북한의 협조적인 자세가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에 파월 장관은 "오늘 아침 미-북 회담을 가졌다"면서 "그 자리에서 미국이 지난 주 베이징 3차 6자회담에서 제안한 내용과 잠정적인 안전보장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밝힌 대로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이념과 체제가 다르더라도 중요한 분야에서 협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백남순 외무상은 이와 관련해 6자회담 지속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장래 회담에도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뒤, 북한은 2천㎿의 에너지가 필요하며 미측은 대북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파월 장관은 또 "6자회담 참가국 모두가 북한의 궁극적 핵폐기의 첫 단계로서의 동결에 관해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며 "빨리 워킹그룹회의를 결성해 논의를 진전시키자"고 제안했다.

이라크 추가파병과 관련, 반 장관은 "파병은 계획대로 진행중"이라고 말한 데 대해 파월 장관은 "한국정부가 어려운 사정에도 불구,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불가피한 상황변화로 주한미군 일부 병력이 이라크로 재배치하는 것을 한국측이 이해해 줘 고맙다"고 답했다.

또 한미동맹 문제에 대해 반 장관은 "주한미군 재조정과 관련해 규모와 시기의 구체적인 계획을 미측이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며,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해서도 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위해 우리측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특히 "한미동맹 현안 처리는 우선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그리고 한-미 연합방위능력이 유지되고, 우리 정부의 협력적 자주국방과 상호연계되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에 대해 "한미동맹 현안처리는 상호 긴밀한 협의하에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재조정으로 연합방위태세 뿐만 아니라 군사기술혁신과 함께 오히려 전력이 보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장관은 이어 김선일씨 피랍.살해사건과 관련해 유감의 뜻을 거듭 표명했다.

회담에는 우리측에는 김 숙 북미국장, 박준우 아태국장, 박노벽 보좌관, 김형진 북미 1과장이, 미측에서는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메츠거 합참 해군제독, 리드 국가안전보장회의 동남아담당 보좌관이 각각 배석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