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김선일 국정조사' 활동이 여야간 샅바싸움으로 난항에 빠져 별다른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당초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를 처리하고 30일간의본격적인 국정조사 활동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여야간 입장차 때문에 국조계획서를작성하지도 못하는 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어느 일방의 양보가 없으면 국조특위의 가동은 내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여야가 한달동안 국회 원구성 협상을 질질 끌며 국회를 공전시킨 데 이어 또다시 국조활동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며 허송세월만 하고 있는 것이다.

걸림돌은 특위 위원장 자리싸움과 국정조사 대상기관 선정범위. 특위 위원장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특위의 활동이 외교안보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다루게 되는 만큼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종걸 수석원내부대표는 1일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다루는 책임은 여당에있다"면서 "위원장직은 한나라당에 절대 양보 못한다"고 못박았다.

한나라당은 특위 위원장직을 여야가 번갈아 맡기로 합의했고, 총리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을 여당에서 맡았으니 이번엔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야가 순차적으로 특위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면서 "서로간의 신뢰가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일각에서 조속한 국정조사 활동 착수와 향후 논란이 예상되는예결특위의 일반 상임위 전환문제 해결에 있어 여당 원내대표단의 협조가 필요한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위원장직을 양보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국정조사 대상기관에 대해선 대체로 여야간에 외교부, 국방부, 국가정보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데 대해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여당 일각에서 NSC는 이번 사안과 직접 관련이 없으므로 빼거나 국정원과 NSC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주요 정보를 다루는 곳이므로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외교안보시스템 전체를 따져보기 위해선 외교.안보.정보관련업무를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NSC를 빼놓을 수 없고, 국정원 활동의 문제점도 낱낱이캐야 한다는 입장이며 국내 대테러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자치부, 경찰청 등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위 위원인 열린우리당 윤호중 의원은 "사건 중심으로 국정조사를 해야 하는데야당의 의도는 한미관계 전반에 대해서 또는 대테러대비테세 전반에 대해 한다든 지해서 정치적 공세를 해보자는 생각이 앞서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인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NSC는 외교부, 국정원, 국방부 등의 정보를 종합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걸 빼놓을 수 있느냐"면서 "열린우리당의 의도는 국조자체를 기피해서 지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도 "국조활동을 통해 특정인물을 문책하자는 게 아니라 구멍뚫린 외교안보 시스템을 새로 정비하자는 것"이라면서 "열린우리당은 증인.대상기관 선정을놓고 억지를 부려 국조를 무산시키려는 `구태정치'에서 벗어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대상기관 뿐만아니라 증인선정 문제, 국정조사활동방식 등을 놓고도 여야간 대립이 예상된다.

국조 특위 구성 및 국조계획서 본회의 승인이 늦어짐에 따라 특위내 설치키로한이라크 현장조사단 파견도 늦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