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치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화씨 9/11'의 출시를 거부했던 대형영화사 월트 디즈니가 다음달 초 마이클 무어의 히트작에필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애국적' 영화를 내놓을 예정이다. 월트 디즈니는 오는 7월 2일 나올 '미국의 마음과 혼(America's Heart and Soul)'의 출시는 비평가들로부터 '반미국적'이란 낙인이 찍힌 무어의 기록물 '화씨 9/11'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어 영화에 반대하는 보수단체들은 디즈니의 새 영화가 미국인임에 자부심을갖게 해준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21일 '화씨 9/11'의 특별시사회에 참석한 후 이 영화 배척운동에 앞장서온무브 아메리카 포어워드(MAF)의 회장 하워드 캘루기언은 "이 이색적 영화는 감동적이었다"고 말하고 "그것은 상이한 미국인들과 그들의 열정의 추구를 짤막짤막하게그린 놀라운 작품이었다. 개개인이 이 나라가 안겨준 자유때문에 자신들의 열정을살펴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마음과 혼'은 관객들에게 '뜨겁고 자랑스런' 느낌을 남겼지만, 무어 영화는 미국의 대(對)테러전에 대한 자신감을 파괴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을 대선에서 패배시키는 데 목적을 둔, 그릇된 부시 공격이었다고 지적했다. "나는 두 영화를 서로 대치시킬 수는 없다고 본다. 왜냐면 '마음과 혼'은 정치적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설 때의 미국에 대한 느낌이 무어의 영화와는 매우 판이하기 때문이다"고 그는 말했다. 애국적 기조와 미국인들의 착한 심성을 강조한 이 영화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서 부당한 전쟁을 일으켰다고 비난하고 부시가(家)와 오사마 빈 라덴가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묘사한 무어의 기록물과는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 중역들은 새 영화의 출시는 '화씨'의 출시 후 1주 만의 일이므로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두 영화 사이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지난달 미라맥스영화사 제작의 무어 영화의 출시를 엇갈린 정치성을이유로 거부하고 판권을 미라맥스 사장들인 하비 앤 밥 와인스타인 소유의 제작사로팔아넘긴 바 있다. '화씨 9/11'은 지난주 말 북미에서 사상 어느 기록물보다 많은 2천390만달러의흥행수입을 올렸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jk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