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의 비수기로 접어드는 7월. 하지만 올해 최고의 오페라 공연이 될 굵직한 작품 하나가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다름아닌 소프라노 조수미의 국내 오페라 '데뷔작' 베르디「리골레토」다. 다음달 23-28일(26일 공연없음) 오후 7시 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세계 여러 오페라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조수미는 그동안 고국에도 매년 드나들며 각종 음악회에 출연해 왔지만, 정작 자신의 '전공'인 오페라로는 국내 무대에 여태껏 한번도 선 적이 없다. 국내 데뷔작으로 선택한「리골레토」의 여주인공 '질다' 역은 조수미가 유럽과 미국 무대에 데뷔한 상징적인 역할이기도 하다. 세종문화회관이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극장을 초청해 마련하는 이번 공연은 조수미 외에도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질다'의 아버지 '리골레토' 역으로는 '세계 최고의 리골레토'로 불리는 이탈리아의 명 바리톤 레오 누치가 출연한다. 1942년 볼로냐 태생의 누치는 1967년「세비야의 이발사」로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현존 최고의 바리톤 중 한 사람이다. 특히 목소리 뿐 아니라 관객을 휘어잡는 뛰어난 연기력은 단연 압권. 조수미와는 카라얀의 유작 음반「가면무도회」,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조수미-레오 누치에 맞선 더블 캐스팅팀도 만만찮다. 최근 유럽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 최고의 바리톤 고성현이 '리골레토'로, 노르웨이 출신의 미모의 프리마돈나 노르베리 슐츠가 '질다'로 출연하는것. 고성현 역시 '한국 최고의 리골레토'로 정평이 나 있는 터라, 이 두 '리골레토 스페셜리스트'의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질다'를 유혹하는 '만토바 공작' 역으로는 테너 아킬레스 마카도, 드보르스키 미로슬라프가 출연한다. 연출은 그동안 여러차례 내한한 바 있는 주세페 줄리아노, 지휘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비예코슬라프 수테이(서울시교향악단)가 맡는다. 볼로냐 오페라극장은 1763년 처음 문을 연 유서깊은 공연장으로, 이번 공연의무대와 의상, 조명, 소품 등 일체를 이곳에서 직접 들여온다. 4만-30만원. ☎399-1114~7.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