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13
수정2006.04.02 05:15
정부 부처와 국회 법원 등 헌법기관이 내년 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으로 올해 예산보다 5% 많은 1백95조3천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57개 기금이 내년에 필요하다고 요구한 운용규모는 3백4조6천억원으로 일반·특별회계와 기금을 모두 합친 통합재정 요구액이 4백99조9천억원에 달했다.
부문별로는 통일·국방·환경·연구개발 등의 분야에 대한 예산 요구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은 13일 "올해부터 각 부처별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이 시행됨에 따라 '일단 요구하고 보자'는 과거 예산관행이 크게 개선돼 예산요구액 증가율이 예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여성부와 노동부,요구액 많았다
53개 기관(정부 부처+헌법기관)의 내년 예산요구액(일반회계+특별회계) 증가율은 2004년 예산 요구액 증가율(24.9%)의 5분의 1 수준으로 사상 최저치다.
이중 일반회계 예산요구 규모는 올해 예산(1백18조4천억원)보다 11.7% 증가한 1백32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교통건설특별회계 등 정해진 분야에만 돈을 쓰는 특별회계 요구액은 63조1천억원으로 올해(67조7천억원)보다 오히려 6.8% 감소했다.
예산처 관계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보육사업이 이관된 여성부와 장애인 취업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인 노동부 등 몇 개 부처를 빼고는 80%가량의 기관이 주어진 한도(ceiling) 내에서 예산을 짜 왔다"고 설명했다.
◆통일·국방·연구개발·환경 등에 집중
각 부처가 내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예산을 크게 늘려잡은 분야는 △통일·외교(올해 예산대비 증가율·17.3%) △국방(12.9%) △환경(11.9%) △연구개발(11.8%) △사회복지(10.4%) 등이다.
세부 사업별로는 △지역특화산업 육성(53.5%) △인천공항 2단계 건설(65.4%) △국민임대주택 건설(27.8%) 등 국정과제에 속한 사업들의 증액폭이 컸다.
반면 민자(民資) 투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내년 예산 요구액은 올해 예산보다 1.0% 줄었다.
◆이색사업 어떤 게 있나
내년 예산에 포함된 신규사업 중에는 △한국우주인 배출사업(예산 요구액 30억원) △군장병 러닝·팬티 개선사업(46억원) △장애아 순회교육 지원(9억원) △조선왕궁 역사박물관 조성(17억원) 등이 눈에 띄었다.
기금의 주요 신규사업으로는 △한국투자공사(KIC) 자본금 출자(1천억원) △축구센터 및 축구공원 건설(1백95억원)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외식업체 지원(1백1억원) 등이 포함됐다.
예산처는 오는 10월2일까지 예산편성 및 기금운용지침에 따라 각 부처 예산 및 기금요구안을 보완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