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전인선씨(35·서울 연남동)의 화장대에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메이크업 제품이 놓여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태평양의 뷰티·문화체험관 '디 아모레 갤러리'의 맞춤 메이크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전씨는 "피부가 유달리 하얀 까닭에 일반 파운데이션을 바르면 얼굴빛이 오히려 칙칙해져 화장을 마음대로 하질 못했다"며 "색상부터 질감,재료까지 모두 내 피부에 꼭 맞는 제품을 만들어 쓸 수 있다"고 만족해 했다. 화장품 업체들이 최근 각종 뷰티 서비스와 다양한 이벤트·전시공간을 겸비한 복합 문화센터를 잇달아 열고 있다. '감성 산업'이라는 업종 특성상 '문화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가꾸기'에 나서고 있는 것. 태평양은 지난 3년간 1백30억원을 투자해 지은 '디 아모레 갤러리'(지하 1층∼지상 3층·연면적 1백8평)를 지난달 오픈했다. 이곳에선 스킨케어·스파·맞춤 메이크업 등 뷰티 관련 토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설화수''헤라' 등 태평양의 간판 제품을 고객들이 직접 발라보며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코리아나화장품도 작년 11월 신사동에 대형 복합 문화공간 '스페이스씨'를 열었다. 총 투자비용은 1백60억원.연면적 8백여평(지하 3층∼지상 7층) 규모로 유상옥 코리아나 회장이 지난 30여년간 모은 5천여점의 전통 화장용구,생활용구 등을 전시해놓은 화장미술관,각종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전시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엔프라니도 지난해 4월부터 청담동 갤러리아 명품관 맞은편에 복합 뷰티센터 '엔프라니 애비뉴'를 운영 중이다. 50억원을 들인 이곳에선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스킨케어 서비스를 해주고 메이크업 교실도 운영한다. 플로리스트전,테디베어전 등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기획전이나 실험적인 전시회도 매달 열린다. 김충호 엔프라니 마케팅실장은 "패션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은 압구정동 청담동 일대에서 한층 고급스런 서비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이라며 "뷰티 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할 수 있고 한국 여성들의 피부 특성에 대한 데이터까지 축적할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