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이번주에도 국제 유가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투자자들은 주중에 발표되는 도매물가 지수,소비자심리 지수 및 무역 적자 통계도 주목하겠지만 유가 불안감이 여전히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다우지수가 상승세로 마감한 것도 유가 하락과 예상을 뛰어넘는 5월 고용통계 덕이었다. 지난 4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텍사스중질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38.49달러로 한 주 전에 비해 3.5% 하락했다. 고용통계도 고무적이었다. 5월 비농업분야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는 24만8천개. 일자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3월부터 3개월간 무려 94만7천개가 생겼다. 일자리 없는 성장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선임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발은 "이번주 초에도 주가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거래량은 아주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지표들이 주 후반에 발표되기 때문이다. 경제 지표 중 관심을 끄는 것은 11일로 예정된 5월 도매물가 지수다. 스토발 전략가는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에 있기 때문에 도매물가가 오른다고 해서 크게 놀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CBS 마켓워치는 5월 도매물가 상승률을 0.5%로 추정했다. 도매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할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인플레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게 FRB의 판단이다. 같은 날 발표되는 미시간대학의 6월 소비자심리 지수도 관심 대상이다. 이 지수가 5월에는 90.2로 7개월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이달에는 93.1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역시 11일 발표되는 4월 무역적자는 4백48억달러로 3월보다 32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고유가와 지속적인 수입 수요로 적자 폭 자체는 여전히 큰 수준이다. FRB 의장인 앨런 그린스펀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붙잡을 것 같다. 그린스펀 의장은 10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하고,앞서 8일에는 런던에서 열리는 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한다. 스토발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금리 인상에 관해 자신들의 생각과 조금이라도 다른 얘기가 나올지 몰라 그린스펀 의장의 입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에서 단기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것이라며 금리 인상은 이미 현재의 주가에 반영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토발은 "투자자들은 FRB의 금리 인상을 경기회복을 위해 밟았던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는 것일뿐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업 실적 발표는 많지 않다.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어떻게 조정될지가 최대 관심이다. 베어스턴스는 TI가 주당 수익 전망치를 23~26센트에서 24~25센트로 조정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