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눈조차 뜰 수 없다.


햇빛이 너무 날카롭다.


고개를 숙여도 피할 수 없다.


백짓장처럼 하얀 해변의 모래밭에 튕긴 빛이 사정없이 눈꺼풀을 파고 든다.


파도와 바람소리마저 증발해버린 듯 사방이 고요해진다.


발길이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겠다.


뒤에 남은 발자국도 종잡을 수 없이 비틀댄다.


마치 비현실의 문턱을 넘어선 것 같다.


일 데 팡은 처음부터 사람들을 취하게 만든다.


주범은 그림자까지도 태워없앨 강렬한 햇빛.해변에서 멀어질수록 진하게 물드는 비취빛 바다와 해변,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곧게 뻗는 소나무(남양 삼나무)숲의 싱그러움이 종범격이다.


일 데 팡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뉴 칼레도니아에 딸린 섬이다.


크기는 강화도보다 조금 작은 편.1774년 제임스 쿡이 유럽인으로는 처음으로 발견,'소나무가 많은 섬'이란 뜻으로 이름 붙였다.


오지의 섬이 다 그렇듯 실패한 파리코뮌의 유형지란 슬픈 역사도 갖고 있는 이 섬은 그러나 '영원한 봄의 나라'라 할 정도로 온화한 기후와 빼어난 자연 경관으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섬 서쪽의 쿠토비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길게 활처럼 휜 백사장과 양 옆으로 띠를 이룬 소나무숲이,아이를 향해 두 팔을 벌린 어머니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해변이다.


비취빛 바닷물이 그렇게 맑을 수 없다.


옷을 모두 벗어던지고 해변을 걷고 또 물에 뛰어들며 어리광이라도 피우고 싶은 분위기다.


바로 옆 카누메라비치도 아름답다.


햇빛이 뚫고 들어오지 못하는 숲과 밀가루 감촉의 모래밭이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갖기에 안성맞춤.30m쯤 앞의 작은 섬까지 모래밭으로 연결되어 있어 양옆에 펼쳐진 바닷물을 즐길 수 있다.


동쪽의 오로섬에서는 또 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오로섬은 일부러 낸 것 같은 폭 좁은 물길로 나뉜 초미니 섬.르 메르디안호텔이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천연풀'이 최대의 자랑거리.산호바닥의 얕은 수로를 따라 걸어 올라가면 작고 둥그런 해변이 나타나는데 물 높이의 바위무리가 바다쪽을 막아줘 자연스레 형성된 천연 수영장이다.


바닷물은 끊임없이 유입된다.


파도가 쳐 바깥의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수위가 높아졌다 낮아지는 것.수족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열대어들도 볼 수 있다.


수로는 카누 체험장이기도 하다.


노란색의 카누를 타고 수로를 따라 줄지어 내려 오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평화로울 수 없다.


그리고 맛보는 부그나요리.생선이나 고기를 바나나 잎으로 싸 땅속에 묻고 찌듯이 구워낸 향토음식으로 남태평양 여행의 색다른 기분을 돋워주기에 충분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 여행수첩 ]


뉴칼레도니아는 남태평양상의 프랑스자치령이다.


호주 북동쪽으로 1천5백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남북 5백km,폭 50km의 바케트빵 모양으로 길쭉하게 생긴 본섬에 일 데 팡,마레,리푸,우베아 등의 부속섬이 딸려 있다.


면적은 남한의 3분의1 정도.수도는 누메아.인구는 20만명이며 멜라네시안 원주민인 카나크족이 60%를 차지한다.


10월부터 3월까지는 27도,4월~11월 사이에는 20도 안팎의 기온을 유지한다.


한국 보다 2시간 빠르다.


통화단위는 퍼시픽프랑.한화가치의 10배쯤 된다.


한국에서 뉴칼레도니아행 직항편은 없다.


일본 도쿄(주 5회)와 오사카(주 2회)에서 뉴칼레도니아 국적항공인 에어칼린을 탄다.


도쿄에서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의 통투타국제공항까지 비행시간은 9시간정도.단기여행 목적이라면 입국비자가 필요없다.


일 데 팡은 마젠타공항에서 에어택시(국내선)를 타고 들어간다.


20분정도 걸린다.


배로도 연결된다.


2~3시간정도 소요된다.


장기체류형 민박형태의 코제호텔,해변가 숲속 방갈로형태의 코우버니 호텔과 오우레 롯지 그리고 최고급 르 메르디안리조트호텔 등의 숙소가 있다.


자유여행사(02-3455-0007),참좋은여행(02-599-4100),하나투어(1577-1212),포커스투어즈(02-730-3318)등이 뉴칼레도니아 여행상품을 판매중."뉴메아.일 데 팡 6일"(월.수 출발)과 "누메아 6일"(월.수 출발)등 뉴칼레도니아만을 찾는 상품이 나와 있다.


1백99만~2백39만원."누메아.뉴질랜드 북섬 6일"(일.월 출발),"누메아 뉴질랜드 북섬 8일"(수 출발),"누메아.시드니 7일"(일.월 출발)등 호주 시드니 또는 뉴질랜드 북섬 관광을 한데 묶은 상품도 있다.


2백39만~2백59만원.


에어칼린 한국총대리점(02)3708-8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