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석 코비코 사장(40)은 스스로를 '현대판 장돌뱅이'로 부른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벤처ㆍ중소기업의 아이디어 제품을 발굴해 시장에서 판매한다. 재래시장에서 오랫동안 판매 경험을 쌓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그의 판매 주무대다. 한 달 평균 매출은 9억원. 이 중 60%는 인터넷에서 올라온다. 인터넷 매출이 더 많지만 담당 직원은 3명으로 특판 등을 담당하는 오프라인팀의 절반에 불과하다. "앞으로 음식점 여관을 빼고 모든 오프라인 업종은 인터넷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 겁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며 인터넷이 오프라인 시장 고객을 모두 넘겨받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지난 98년부터 사이버 장터인 옥션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한 사장은 지금까지 많은 제품들을 히트시켰다. '차유리 코팅제' '코집게' '정전기방지열쇠고리' 등등. 사업의 성패는 히트상품에 달려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한 사장은 인터넷에 제품을 올릴 때 장점 못지 않게 단점도 세세히 설명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쌓고 인터넷판매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반품건수를 줄이는 등 효과가 있다는 것.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오랜 장사 경험에서 쌓은 제품에 대한 '안목'을 꼽았다. 안목을 높이기 위해 그는 지금도 중소기업 관련 전시회는 꼭 참석한다고 했다. "제품의 장ㆍ단점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제품을 직접 써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요." 한 사장의 장사 경험은 10년이 넘는다. 그는 1991년 대학시절 휴학을 하고 남대문시장의 한 잡화가게를 찾아가 일을 배웠다. "월급 없이 9개월 동안 무보수로 점원생활을 했지요. 당시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장사기법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업에 눈을 뜨게 된 그는 독립을 결심하고 남대문에서 물건을 떼 전국 재래시장을 돌아다니며 팔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기회가 찾아왔다. 정부가 중소기업육성 등 차원에서 전시회ㆍ박람회를 적극적으로 개최한 것. 사업수단이 남달랐던 그는 전시회에 참여했고 자신이 발굴한 아이디어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아침 10시에서 밤 8시까지 겨울엔 자장면, 여름엔 냉면 하나로 허기를 달래며 장사를 했다. 그는 "장사를 끝내고 여관에서 돈을 세다 잠이 들 때가 많았다"고 회고할 만큼 큰 돈을 벌었다. 그는 요즘 판매 제품의 10% 이상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조달하고 있다. 최근엔 이어폰 두 개를 꼽을 수 있는 '사운드공유기'가 히트조짐을 보이고 있다. OEM 조달로 가격경쟁력도 생겼다. 그는 인터넷 판매가의 6∼7% 정도를 마진으로 책정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