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린다는 4가지 암 가운데 두가지에 한꺼번에 걸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겨낼 수 있다는 신념으로 버텼습니다" 2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예비군 훈련장. 수은주가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였지만, 녹색 견장을 찬 중년의 교관은 오히려 지칠대로 지친 예비군들을 다독이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20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불과 몇년 만에 직장암과 폐암을 동시에 선고받고 두차례의 대수술을 이겨낸 뒤 현업에 복귀한 염철용(50)씨. 1976년 3사관학교를 마치고 소위로 임관한 염씨는 1996년 9월 소령으로 군복을벗을 때까지 강원도 인제와 경남 창원, 수도군단 등을 거쳤고 1999년 직장예비군 중대장 겸 안전관리직으로 제일은행에 입사했다. 20년동안의 병영생활을 마치고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염씨가 처음 암 선고를 받은 것은 지난해 10월초. 신당동의 한 병원에서 암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고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직장암 판정을 받았지만 공교롭게도 자신의 주치의였던 의사도 암 판정을 받는 바람에염씨는 병원을 옮겨야 했다. 일산 암센터로 옮겨 정밀 조사를 받은 염씨는 청천벽력같은 진단결과에 다시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직장암과 더불어 폐암까지 발견된 것. 염씨는 "절망스럽기보다는 황당하기만 할 뿐이었다"면서 "그래도 반드시 이겨낼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다니던 직장을 잠시 쉬고 10월부터 입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염씨는 여느 암환자와 다르게 밝은 표정으로 치료에 임했고 의사와 간호사들도 이런 염씨의 태도에 놀랐다. 고교 2학년 딸과 중학생 아들도 아버지가 두가지 암을 한꺼번에 앓고 있었지만 오히려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아버지의 완쾌를 빌었다. 염씨는 10월말과 11월말에 각각 3시간이 넘는 직장암과 폐암 수술을 잇따라 받았지만 다행히 빠른 속도로 건강을 회복, 2월에 직장에 복귀했고 매달 2~3차례씩 예비군 훈련장에 서고 있다. 염씨는 "두 가지 암과 싸워 이겨낸 후부터 세상 모든 일과 사람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서 "다른 암 환자들도 좌절하지 말고 꼭 완쾌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버텼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