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오누이가 2004싱가포르오픈탁구대회에서만리장성을 넘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고 중국은 전 종목을 석권하며 탁구 최강국의면모를 과시했다. 북한의 김현희-김향미조는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 중국의니우지안펑-궈예조와 풀세트 접전을 펼쳤으나 3-4(11-4 9-11 8-11 11-4 11-9 2-11 8-11)로 무릎을 꿇었다. 세계 1, 2위가 짝을 맞춘 장이닝-왕난(중국)조를 4-1로 꺾는 이변을 연출하고결승에 올라 첫 세트를 따낸 김-김조는 시소게임 끝에 세트스코어 3-3에서 마지막 7세트를 8-11로 내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또 한국 남자탁구의 '대들보' 유승민(삼성카드)도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1인자마린(중국)에게 2-4(8-11 9-11 2-11 11-7 11-6 5-11)로 고배를 마셨다. 올해 이집트오픈에서 생애 첫 프로투어 타이틀을 차지했던 유승민은 지난해 중국오픈과 그랜드파이널스, 올해 코리아오픈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모두 중국 선수에게만 준결승에서 패배하는 지독한 `중국 징크스'에 시달렸다. 유승민은 라켓 양면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계 최강의 공격수 마린을 맞아 내리 1,2,3세트를 내준 뒤 파워있는 포어핸드 드라이브와 정교해진 백핸드 쇼트를 앞세워 4, 5세트를 따내 세트스코어 2-3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유승민은 마린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이면타법을 이용한 변칙 공격에 말려 6세트를 5-11로 넘겨줘 결국 한국의 마지막 남은 결승 진출 희망도 사라졌다. 반면 1주일 전 코리아오픈 우승을 휩쓸었던 중국은 또 한번 집안잔치를 벌였다. 남자단식에서는 코리아오픈 우승자 왕리친(세계 2위)이 동료 마린을 4-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고 신.구 탁구여왕 대결에선 코리아오픈 2관왕 장이닝이 왕난을 4-3으로 따돌리고 프로투어 2회 연속 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여자복식은 니우지안펑-궈예조, 남자복식은 홍콩의 고라이칭-리칭조를 결승에서 4-1로 일축한 마린-첸치조가 각각 우승컵을 차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