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석(李鍾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 차장은 29일 주한미군 감축문제와 관련, "무조건 안된다고 바짓가랑이를 잡는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고 미군감축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이 차장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개최한 열린우리당 17대 국회 당선자 제3차 워크숍에서 통일외교분야 현안보고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국의 세계주둔군 재조정 과정이기 때문에 우리 나름대로의 프로그램을 갖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6월에 감축제안을 받고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전에 준비를 해 우리쪽 얘기를 하겠다'고 밝힌 뒤 주한미군 재배치와 감축,자주국방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8.15 경축사에서 자주국방을 언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참여정부는 상당히 부담되는 안보환경에서 출범했는데 북핵위기 고조, 이라크 파병, 한미동맹 재조정, 용산기지 및 미2사단 재배치, 미군감축에 대한제의 등 5~10년만에 한번정도 일어날 일들이 한꺼번에 터져 `안보의 IMF(국제통화기금) 시대'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특히 북핵문제와 관련, "`모든 옵션이 테이블위에 있다'는 말을 테이블 밑으로 내리기 위해 지지층의 상당한 반대라는 위험부담까지 안고 이라크 1차 파병을결정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했다"면서 "오는 6월말로 예상되는 3차 6자회담에서 진전된 내용이 나오도록 물밑에서 각국과 협의중"이라고 강조했다. 6자회담 개최지와 관련, 이 차장은 "우리가 서울이나 제주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했으나 여러가지 정치구도상 베이징(北京)에서 계속 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 "대외적으로는 이라크 평화재건이었으나 대내적으로는 가장 중요한 것이 한미동맹이었고, 여러가지 논의가 있으나 당초 파병목적이바뀌기는 어렵다"면서 "정부의 어려움에 당이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와함께 "지난해 10월 APEC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동안 2차파병 규모가 사단규모까지 보도됐으나 정부의 판단은 3천명선이어서 제가 `2천-3천명이 적정하다'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됐고, 미국측의 반응도 처음에는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어서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었다"면서 "우리가 미국에 굴욕, 굴종했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용산기지 이전문제와 관련, 이 차장은 "각고의 노력으로 미국과 팽팽한 협상을해왔으며 8차협상이 6월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한미관계에 대해 "부부와 형제간에도 갈등이 있는데 어떻게 무조건앵무새 얘기를 하겠느냐"면서 "서로 궤를 같이 하되 약간 삐걱거리면서도 협의하는게 건전한 한미동맹이기 때문에 당장 힘의 우위를 부정하며 당랑거철(螳螂拒轍)할수는 없으나 대등한 관계로 나아가는 과도기"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민영규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