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주도세력은 외국인도 기관도 아닌 심리적 불안감입니다." 한 투신사 펀드매니저의 최근 시장 진단이다. 거래도 안되는데 지수가 하루에 수십포인트씩 오르내리는 것은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그만큼 크키 때문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최근 일주일간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달 평균의 70%를 밑돌았다. 반면 종합주가지수 변동폭은 두배 이상 커졌다.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유가 상승,중국 쇼크,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등 트리플 악재뿐만이 아니다.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 방향과 이에 따른 재계와 정부 노동자 간 대립 등도 투자자들이 시장을 등지게 하는 요인이라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줄어든 거래,널뛰는 주가 지난 21일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1조9천6백억원이었다. 올 들어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지난 1월9일(4조1천6백억원)의 47% 수준에 불과하다. 24일에도 간신히 2조1백억원으로 2조원을 넘겼다. 25일에는 다시 2조원 밑으로 추락,1조9천8백29억원에 불과해 거래가 며칠째 지난달 하루 평균(2조8천9백억원)의 70%를 밑도는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거래량 역시 하루 평균 3억주를 간신히 넘어섰다. 이도 지난달 평균의 70% 규모다. 그러나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최고 774에서 최저 723까지 51포인트(7.0%)나 움직였다. 19일에는 33포인트,20일에는 25포인트의 변동폭을 나타냈다. 우리증권 장인규 서울대역지점장은 "주가 변동이 너무 심해 주가가 떨어지면 팔아버리는 투자자가 많다"고 전했다. ◆꼬인 수급,악화되는 환경 수급구조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외국인이 조금씩 사들이고 있지만 순매수 규모는 턱없이 줄어들었다. 이달 들어 순매수 금액은 3천5백억원 수준으로 지난 1월 순매수 규모의 10분의 1도 안된다. 기관은 주가가 반등을 시작하자 줄기차게 팔기만 하고 있다. 이처럼 현물시장의 매매가 위축되면서 프로그램 매매가 지수의 방향을 결정하는 '현·선물 역전 현상'이 고착화하는 양상이다. 25일에도 외국인이 1천4백억원어치 이상을 사고 개인도 매수를 거들었지만,선물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2천3백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나와 지수를 하락시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의 회생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점차 지쳐가고 있다"며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주식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