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블랑카 출신의 안무가 에두아르 록은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무용가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틀에 박힌 동작을 거부하며 강인하고 빠른 움직임을 통해 신체의 한계에 도전해 온 그의 안무는 마치 팝그룹처럼 열광적인 관객들을 몰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록이 이끄는 캐나다의 현대무용단 '랄랄라 휴먼 스텝스'가 신작 '아멜리아'로 6월3일부터 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이번 작품에서 록은 인간 움직임의 '극단'을 탐험한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빠른 팔과 다리의 움직임은 때로 관객의 눈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스피드 속에 순간적인 정지와 절제를 넣어 묘한 대비효과를 끌어낸다. 이같은 복합적인 구성으로 타인과의 교류를 필요로 하는 인간의 열망을 표현하는 것이 연출 의도다. 음악은 현대음악단체 '뱅온 어캔'의 음악감독인 데이비드 랑이 맡아 서정적이며 때론 몽환적인 정서,그리고 팽팽한 긴장의 상태를 대비시켜 들려준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그리고 보컬로 구성된 뮤지션들이 무용수를 둘러싸고 라이브로 연주해 마치 무용수들과 대화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다. 19세 때부터 무용을 시작한 록은 1980년 무용단 '랄랄라…'를 창단하면서 세계 무용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85년 안무한 '휴먼 섹스'는 2년간 전세계를 돌며 신선한 안무법과 넘치는 에너지,상상을 초월하는 스피드를 선보여 관객과 평단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98년작인 '소금'은 15개국 69개 도시에서 공연돼 13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이번에 선보일 '아멜리아'도 2002년 10월 체코 프라하에서의 초연 이후 로마 파리 몬트리올 암스테르담 베를린 등 세계 투어를 통해 전세계 관객들과 만나왔다. (02)2005-0114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