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한국시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의 현대미술(Postwar and Contemporary) 메이저경매에서 출품작이 모두 팔리는 이변이 연출됐다. 현대미술품 경매에서 낙찰률이 1백%에 이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또 12일 개최된 크리스티의 현대미술 메이저경매에서도 76점의 작품 중 60점이 거래돼 낙찰률이 90%에 달했다. 특히 크리스티경매에서는 거래실적이 사상 최고치인 1억2백만달러(약 1천2백억원)에 달했다. 뉴욕의 미술품 경매전문가들은 "세계 미술품 거래를 주도하는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현대미술품 경매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컬렉터들이 향후 현대미술시장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이날 소더비경매에서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앤디 워홀,제스퍼 존스 등 팝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포함해 출품된 58점이 모두 팔려 6천5백만달러의 거래실적을 올렸다. 이는 소더비의 현대미술 경매 사상 매출액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13명의 작가가 최고가 판매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크리스티경매에서는 '액션 페인팅'으로 유명한 잭슨 폴록의 1949년작 'No12'가 무려 1천1백65만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브란트라는 한 컬렉터가 3년 전 런던 크리스티경매에서 87만달러에 구입한 이탈리아 작가 마우리지오 카텔란의 작품 '트로츠키 발라드'가 이번 소더비경매에서 2백만달러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이 컬렉터는 3년 동안 2.5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올린 셈이다. 소더비의 토비아스 마이어 수석경매사는 "이번 경매에는 신규 컬렉터들이 많이 참여한 게 눈에 띄는 점"이라며 "현대미술시장 전망을 그만큼 밝게 보고 있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크리스티경매의 작품 구매자 대부분은 미국인이었으며 유럽계는 전체 구매자의 17%,아시아계는 3%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14일 개최된 소더비의 현대미술Ⅱ 메이저경매에 출품된 극사실작가 고영훈의 '무제'(50호)는 2만8천8백달러에 팔렸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