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은행인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인수를 확정짓자 국내 은행들이 프라이빗뱅킹(PB) 영업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씨티은행이 국내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전에 미리 고객층을 두텁게 쌓아 놓겠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3일 PB센터 14개점을 총괄지휘하는 'PB사업본부'를 신설했다. PB사업본부에 배속된 영업점들은 간판을 '하나은행'이 아닌 '하나골드클럽'으로 쓰는 등 기존 영업점과는 전혀 다른 조직으로 활동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VIP 고객을 금융자산 기준으로 세분화해 1억원 이상 고객은 1백9개 PB영업점에서 관리하고 5억원 이상 고객은 '하나골드클럽'으로 집중하기로 했다.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최고위층 고객은 웰스매니지먼트센터에서 관리토록 했다. 하나은행은 또 '하나골드클럽'에 근무하는 PB전문인력(프라이빗뱅커)에 대해서는 실적에 따라 파격적인 성과급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실적이 나쁜 직원은 연봉이 지금의 85%까지 떨어질 수도 있지만 우수직원은 최고 1백50%를 받게 돼 억대 연봉자가 속출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이날 PB본부 출범에 맞춰 VIP고객 전용상품인 '투스타ELS펀드'와 '마켓헤지펀드' 등 2가지 투자상품도 내놨다. 투스타ELS펀드는 대표적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하나은행의 주가변동에 따라 최고 연11%의 수익금을 지급한다. 마켓헤지펀드는 투자신호에 따라 주식편입비율(0∼30%)이 자동으로 조절되도록 설계됐다. 제일은행도 이날 강남PB센터(테헤란로 포스코빌딩)와 강북PB센터(광화문 교보빌딩)를 동시에 개설했다. 이들 PB센터에서는 은행권 최초로 개발한 종합자산관리 소프트웨어(WMS)로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일은행은 앞으로 분당 부산 등에도 PB센터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또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PB들에게는 연봉의 최대 50%까지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지난 2월 'PB에셋매니지먼트그룹'을 출범시킨데 이어 현재 11개인 PB전담점포를 올해 안에 2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점포신설 후보지는 서울 강북과 대구 대전 광주 등이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예금액이 10억원 이상인 고객만을 상대하는 PCS지점을 오는 9월말까지 강남에 신설하고 현재 43개인 PB 전담지점 '투체어스'를 연말까지 7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