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100%에 가까운 한미은행 지분을 인수해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이로써 씨티그룹은 외국계 투자펀드가 아닌 은행으로서 처음으로 한국의 은행을 인수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씨티그룹은 30일 공개매수를 마감한 결과, 최대주주인 칼라일의 보유지분 36.6%와 공개매수 지분 60.9%를 포함해 한미은행 지분 97.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은 공개매수 등을 통해 한미은행 지분을 최소 80% 이상 확보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당초 계약대로 내달 5일 칼라일측의 주식을 공개매수가와 동일한 주당 1만5천500원에 사들이는 한편 공개매수 대금도 내달 7일 지급할 예정이다. 씨티그룹이 공개매수와 칼라일 지분 인수 등에 들어가는 한미은행 주식에 대한 총매수대금은 약 3조700억원(미화 약 26억달러)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매수규모는 외국인 단일투자로는 국내에서는 사상최대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한미은행 지분을 100%까지 추가로 확보해 상장폐지 작업을 추진하고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통합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그룹은 이를 위해 내달 10일 임시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8명 중 기존 최대주주인 칼라일측 인사 5명을 스티븐 롱 씨티그룹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와 로버트 모스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금융 담당 CEO 등 씨티그룹과 씨티은행의 임원들로 전면 교체하고 롱 CEO 등 3명은 감사위원으로 선임할 계획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씨티그룹이 임시주총이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 통합과 통합법인 브랜드 등에 대한 입장을 구체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그러나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예견됐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통합을 위한 전산시스템 연결 일정 등을 대부분 마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