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다임러간 `결별'이 다음달 3일 다임러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다임러는 현대차의 지분 10.44% 전량을 매각할 예정이며 양사는 기존의 전략적 제휴 관계에서 벗어나 현대차-다임러-미쓰비시 승용차 엔진 합작 등 프로젝트별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다임러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경영감독위원회를 열어 교체설이 나돌았던 슈렘프 회장과 위르겐 후베르트 현 사장을 재신임키로 결정했으며 현대차와의 관계 정리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감독위원회가 현대차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다음달 3일로 예정된 이사회에 일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임러의 최고의사결정기구는 경영감독위원회(Board of Supervisors)와 이사회(Board of Management)로 이원화돼 있으며 경영진과 노조대표, 소액주주 등 총 20명으로 구성된 경영감독위가 특정 안건에 대해 승인하면 다시 이사회에서 이를 최종인준하도록 돼 있다. 다임러 경영진이 보유 지분 매각과 상용차 합작 포기 등 현대차와의 전략적 제휴를 청산키로 이미 가닥을 잡은 상태에서 경영감독위가 `공'을 이사회에 넘김에 따라 사실상 이사회의 공식 승인 및 발표만 남아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관계자도 "경영감독위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상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는 경영진들로 구성돼 있는 만큼이사회에서 기존 경영진의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여진다"고 전했다. 다임러 이사회가 3일 현대차와의 결별을 최종 승인하면 다임러와 현대차는 조만간 양사의 관계 재정립에 대해 공동으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파이낸셜 타임즈(FT) 독일판은 29일(현지시간) "다임러측이 현대차지분을 전량 처분키로 했으며 이에 따라 현대차는 다임러의 아시아 제휴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대차 박황호 사장도 29일 기업설명회에서 "전략적 제휴 없이도 2010년 글로벌톱5 진입 조기 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혀 결별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3일 이사회에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현대차와 다임러는지난 2000년 6월 전략적 제휴 체결 이후 본격화된 동맹관계를 청산,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다만 현대차가 개발한 전략적 파워트레인인 `세타엔진'의 크라이슬러, 미쓰비시공급 등 일부 개별 프로젝트별 제휴는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며 상용차 엔진 합작도 현대차로서는 당장 7월부터 배기가스 규제 변경에 따른 상용차 신규 엔진을 공급해야 할 처지여서 로열티 지급 등을 통해 협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분 매각 관련, 외국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블록 딜' 형식으로 장외에서 내다파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현대차측은 현대차나 계열사가 지분을 직접사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최근 공시를 통해 "양사가 2000년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은 이후 상황 변화에 따라 이를 프로젝트별 제휴관계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협상중"이라고 밝혀 제휴관계 수정은 정해진 수순임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다임러의 지분 5% 추가 매입 가능성과 다임러-베이징기차간합작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현대차와 다임러 사이에 이상기류가 본격화됐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