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수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의 매수강도가 약화되기 시작,27일에는 2천1백10억원의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1천3백22억원) 현대차(2백95억원) 포스코(1백22억원)등 대표적 우량주였다.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도 22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접고 이날 2백30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은 "5월 중순까지 외국인 매매가 소강 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각국별 포트폴리오 교체작업이 일단락된 데다 미국의 조기금리인상설,중국성장 둔화 우려 등 잠재 악재가 부상하면서 외국인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을 하고 한국시장을 빠져나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증권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포트폴리오 조정 일단락 안승원 UBS증권 상무는 "외국인들은 1년치 포트폴리오를 1분기 중 매듭짓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산배분을 위한 외국인의 매매가 대충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CSFB 관계자는 "한국시장이 올들어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많이 오른데다 1분기 실적 모멘텀이 한풀 꺾이기 시작하자 외국인 매수열기도 주춤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중국경기의 둔화 우려가 나온 뒤로 철강 화학 등 경기관련주에 대한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었다"면서 "은행 통신 소비관련 등 경기방어주로 외국인의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5월까지 매수세 위축될 듯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외국인이 향후 2∼3주 정도 소강상태를 보일 수는 있지만 2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는 5월 중순에는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1분기 실적이 워낙 좋게 나와 2분기 실적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2분기 실적흐름이 양호하게 나올 경우 외국인의 매수세는 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증권의 안 상무는 "1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2분기 실적이 가시화될 때까지는 관망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규모 매물공세는 없을 듯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사장은 "미국의 주식형펀드 자금흐름이 아직 양호한데다 이익을 실현하더라도 더 좋은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매물이 나올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함 사장은 "시장 전체로는 외국인이 당분간 관망할 수 있지만 저평가 중소형주에 대한 종목발굴 작업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원기 전무는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 둔화는 삼성전자 매도물량이 대부분이어서 한국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이나 기조가 바뀐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일부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에 맞춰 이익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