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전자산업 경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삼성전자와 LCD(액정표시장치) 분야에서 제휴한 일본 최고의 전자업체 소니가 자국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 소니는 삼성전자와 LCD 합작사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지난 1월 일본 정부의 후원아래 샤프 히타치 등 일본 LCD 업체 20여개사가 구성한 차세대 LCD 개발 컨소시엄에서 사실상 '축출'됐다. 이 컨소시엄은 가전업체뿐 아니라 도후쿠대학 등도 참가한 산학연계 프로젝트이자 경제산업성이 지난 2001년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1백53억엔의 보조금을 제공한 민ㆍ관합동 프로젝트다. 소니는 이에 대해 "경제산업성이 1백53억엔을 지원하는 등 일본 산업의 기술발전을 위한 연구 프로젝트여서 소니의 상황과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NHK 등 일본 언론은 소니의 탈퇴에 대해 "삼성전자와 제휴하고 있는 소니가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기술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어 사실상 쫓겨난 것"이라고 보도했다. '적과의 동침'을 도모한데 따른 가혹한 대가를 치른 셈이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니는 LCD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이 가져다 줄 시너지효과를 노려 제휴했지만 일본 전자업계의 시각에서는 소니의 이같은 행보가 자사의 이익만을 계산한 행위로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