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사의 한 장을 장식했던 이른바 '3김(金)정치'는 이번 17대 총선을 계기로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됐다. '양김(兩金)'인 김영삼(金泳三.YS) 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이미 정계은퇴를 한 데 이어 3김중 마지막 현역이었던 김종필(金鍾泌.JP) 총재도 이번 총선에서낙선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자민련 비례대표 1번 후보로 나섰으나 자민련이 비례대표 배분 하한선인 '지역구 5석 내지 정당득표율 3%' 확보에 실패,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3김 시대가 저물면서 3김의 측근인사들도 이번 총선에서 상당수 원내등원에 실패했다. 몰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쪽은 이른바 '동교동계'로 불리는 DJ 측근인사들.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이른바 신주류에 의해 호남 지역주의 세력으로 배척당하면서 민주당에 잔류했다가 대부분 낙선했다.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韓和甲) 전 민주당 대표만 당선됐을 뿐 김옥두(金玉斗) 최재승(崔在昇) 윤철상(尹鐵相) 의원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이외에 DJ 측근으로 분류되는 안동선(安東善) 이협(李協) 이윤수(李允洙)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의원도 패배의 쓴맛을 봤다. 반면 DJ의 가신 및 측근으로 꼽히면서도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정동채(鄭東采) 배기선(裵基善) 이강래(李康來) 의원은 무난히 당선됐다. YS 측근 세력은 낙선보다는 불출마 선언이 많이 눈에 띈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과 서청원(徐淸源) 전대표, 강삼재(姜三載) 김동욱(金東旭)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YS 차남 김현철(金賢哲)씨는 거제에서출마했다가 중도포기했다. 또 YS의 대변인을 자임했던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참패했으나 한나라당 김덕룡(金德龍)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JP 측근 가운데는 JP의 고향인 부여에서 출마한 김학원(金學元) 의원은 당선된 반면 조부영(趙富英) 국회부의장은 낙선해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