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등 각당은 총선 투표일인 15일 오후 전국 지역별 투표율과 투표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유.불리를 분석하는 등 초조한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각 당은 별도 선거상황실을 설치하고 후보자들의 사진과 당선자 사진에 달아줄 당선축하 꽃.배지 등을 재점검하는 등 시종 분주하게 움직였다. 또한 선거상황실을 통해 지역별 투표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불법선거 감시활동과 투표율 제고를 독려하는 등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한나라 = 일단 오전들어 중.장년층의 투표율이 높았던 것으로 보고되자 "당초목표한 개헌저지선 확보는 무난할 것"이라고 낙관하면서도 전체 투표율과 지역별 투표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내 일각에선 "투표율이 높을 경우 열린우리당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오후들어 투표율 증가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이자 당직자들은 "최종투표율은 지난 총선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당직자들은 방송사 등 언론사들이 실시하는 출구조사의 중간결과를 입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윤여준(尹汝雋) 선대위 부본부장은 "자체 판세분석 결과 영남 60석, 수도권, 강원, 충청권을 합쳐 35석, 비례 18석등 113석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고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으나 표정은 밝았다. 한 당직자는 "각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할 때 120석 이상도 가능한것으로 본다"며 "문제는 오후들어 노사모 등 친노(親盧)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독려가 활발해지면서 박빙지역의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배용수(裵庸壽)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군포지역에서 운영되는것으로 보이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확한 소식통에 의하면 오전 현재 수구 꼴통세력들이 약 3% 포인트 앞서고 있다' `수도권 출구조사에 의하면 20-30대 투표율이극히 저조하다'며 투표를 독려해 선관위에 신고됐다"며 "투표참여를 가장한 특정 정당 선거운동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오전 7시께 대구시 달성군 화원고등학교에 마련된 제8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귀경, 시내 삼성동 자택에 머물며 휴식을 취한 뒤 오후 개표 시간에 맞춰 당사로 나왔다. ◇열린우리당 = 영등포 당사에서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는 정동영(鄭東泳) 의장도 박영선(朴映宣) 대변인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투표추이를 확인하는 등 하루종일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리당은 오후 3시 현재 전국 평균 투표율이 16대 총선때(44.7%)보다 3% 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되자 최종 투표율도 높아야 62%가량 될 것으로 전망하고 막판까지지지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는 등 투표율을 더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당초 투표율이 65%를 상회해야 1당은 물론 원내과반수 의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과반확보는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왔다. 우리당은 특히 가장 큰 표밭이자 경합지역이 어느 곳보다 많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지역의 투표율이 모두 평균을 밑돌고 있어 선거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미치는 게 아닌가 하고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총선을 치를 때마다 하향 곡선을 그려오던 투표율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문제가 총선의 최대 이슈가 됐고, 정 의장의 선대위원장 사퇴 등으로 기대했던 `위기론'이 어느정도 힘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하며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기존의 투표율 하향세를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투표율 상승폭은 5~6% 포인트가량 되고 이는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확대로 풀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희망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민주당 = 중간 투표집계 결과 전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등 호남지역 투표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대해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호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은 3보1배 이후 호남에서 일고 있는 `추풍'(秋風)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호남에서 예상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올것 같다"고 기대했다. 또 서울의 투표율이 인천에 이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자 "열린우리당 지지성향의 20~30대 투표율이 낮기 때문일 것"이라고 희망섞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박준영(朴晙瑩) 선대본부장은 "전북에서의 투표율이 높은 것은 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의 선대위원장직 사퇴에 따른 지지자들의 위기의식 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오전 임진각에서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을 찾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풍선날리기 행사를 가진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은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당사로 나와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자민련 = 자민련은 충청권 승부에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사활이 걸린 만큼 이지역 투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으나 투표율 추이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전과 충남북의 이번 총선 투표율이 60%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16대에서도 충청권 투표율은 60%대에 이른 만큼 큰 변화의 조짐은 없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다만 투표 마감시감이 다가오면서 곳곳에서 올라오는 자체 투표 동향 보고에 근거한 `원내 교섭단체 무난' 등 희망섞인 전망이 나도는 등 중앙당은 꽤나 고무된 분위기다.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충청권을 중심으로 정당 투표에서 자민련을 찍어야 한다는 움직임이 높으며, 또한 `승기를 잡았다'는 지역구 후보들의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 최종 투표율이 6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특히 20~30대 유권자들의 막판 투표참여가 두드러져 투표율이 65%까지 올라갈 경우 민노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렇게 될 경우 개표결과도 당초 예상했던 15~20석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오전 투표를 마친 뒤 각 지구당을 순회하면서 당원들과 후보들을격려했고 당 대변인실에서는 17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제출할 입법안과 국정감사 계획까지도 미리 발표하며 다소 성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승현 강영두 고일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