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차례 출구조사에서 망신을 당했던 방송사들은 이날 출구조사 발표에서 당선 가능 의석 수의 범위를 넓게 둬 눈길을 끌기도.KBS는 열린우리당의 1당 부상을 보도하면서 예측의석을 1백42석에서 1백88석으로 오차범위를 46석이나 두기도.한나라당도 예상 의석이 87석에서 1백29석으로 42석 차가 났다. MBC도 열린우리당의 예상의석을 1백55∼1백71석으로 발표해 16석 차가 났다. 한나라당 의석 수도 1백1∼1백15석으로 14석의 오차범위를 뒀다. SBS의 경우,열린우리당 의석을 1백57∼1백82석으로 25석의 여유공간을 뒀다. 한나라당 예상 의석 수도 92∼1백14석으로 22석 차가 났다. 방송사들은 오차를 줄이기 위해 출구조사와 전화조사 대상 인원과 대상 선거구를 역대 최대로 늘렸다. ?…이날 일부 투표소에서는 '1인2표제' 방법을 알지 못한 유권자들과 선관위 직원들 사이에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 동작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유권자들이 하얀색 지역구 후보투표용지와 연두색 정당투표용지를 같은 투표함에 넣으려고 하자 선거관리위원들이 급히 제지하기도 했다. 서대문구 마포을구의 최병헌 선거관리위원은 "1인2표제와 관련,큰 혼란은 없지만 나이 드신 분들 중 투표방법을 잘 모르는 분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투표일이자 임시공휴일을 맞은 시민들은 나들이복 차림으로 투표소를 찾았다. 등산복 복장으로 이날 오전 9시30분께 마포구의 한 투표소를 찾은 박준혁씨(53)는 "오늘 친구들끼리 설악산으로 등산을 하러 가기로 했는데 놀러 가더라도 투표는 하고 가야할 것 같아 친구들이 모두 투표를 마친 뒤인 10시쯤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16일 휴가를 내 나흘간 제주도로 놀러갈 계획을 세웠다는 한 유권자는 "오전 6시 전에 투표소에 갔는데 30여명이 줄서 있어 놀랐다"고 언급했다. ?…제주시 이도2동 제8투표구에선 한 유권자가 기표대 안에 있던 아이스크림 막대기로 투표했다며 투표구 선관위측에 재투표를 요구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제주 도남동에 사는 양모씨(40)는 "투표용지를 받고 기표대 안에 들어가 보니 기표봉으로 보이는 막대기가 보여 무심코 그 막대기로 기표했는데 기표 후 옆을 보니 정식 기표봉이 있었다"고 말했다. 투표구 선관위측은 양씨가 기표한 투표지와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각각 별도 봉투에 넣어 밀봉한 후 개표과정에서 유·무효표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현장교육 차원에서 기표대에 부모와 함께 들어갔던 어린이가 기표대 위에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놓고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시 금정구 장전동 소재 신망애양로원은 시설 보유 차량 2대를 제공,요양 중인 노인 71명이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포항시 남구에선 1백4세의 서순이 할머니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를 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고령 유권자들도 소중한 한표를 행사했다. 서초구 방배동에선 시각장애인 한상희씨(55)와 최영웅씨(39)가 선관위 요원의 도움을 받아 투표했다. ?…전국적으로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 송파구 삼전동 삼전동사무소 투표소에선 삼전동 투표구 정 모 선관위원장이 90대 유권자의 투표를 대신해주다 잘못 기표,선관위가 진상파악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유권자 이모씨(94·여)가 "눈이 어두워서 잘 안보이니 기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자 선거 관리위원과 정당 참관인의 동의를 얻어 대신 기표를 했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이씨의 요청과 달리 기표하자 해당 정당 참관인의 강력한 항의로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대구 수성구에선 이모씨(61)가 찍을 사람이 없다며 투표용지를 찢어 투표소에서 퇴장당하기도 했다. ?…투표를 위해 고국을 찾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투표일에 맞춰 13일 귀국했다는 이모씨(48·여·미국 캘리포니아)는 "그동안 미국에서 사느라 한 번도 투표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친지 10명과 투표를 하려고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말했다. 김동욱·송형석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