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태 악화와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9.11 대(對)테러정책을 둘러싼 논란으로 부시 미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백악관 대국민연설과 기자회견에서 모두연설의 대부분을 이라크사태 수습과 질서회복을 위한 결연한 의지 표명에 할애했으나 미국 언론매체들은 회견초점을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사태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대안을 제시하지 않은데 맞춰 대조적 시각을 보였다. 특히 백악관 회견에서 지난 2001년 9.11 테러공격전 부시 행정부가 테러대처에미온적이었다는 지적과 관련, 부시 대통령에게 이에 대한 유감 및 사과표명 여부를 묻는 질문이 계속 나와 주목을 끌었다. 워싱턴 포스트를 비롯, 뉴욕 타임스 등 미 주요 신문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사태에 대한 회견내용을 "구체적 대안 결여" "미국민 최대관심사에 대한 해소 실패"등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월 스트리트 저널만 부시 대통령의 회견기조를 "주목할만하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대통령후보인 존 케리 상원의원도 즉각 성명을 발표, "부시 대통령은 기존 정책을 완강하게 견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안정화를 위한 계획을 내놓지 못했다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주둔 미군 사상자 증가 등 이라크사태 악화와 9.11 테러전 미 행정부의 미온적 대응 논란을 둘러싼 미 여론의 비판 및 케리 후보의 공세로정치적 어려움에 직면한 반면 케리 후보의 지지율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스 위크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후보가 50%의 지지율로 43%의 지지률을 얻은 부시 대통령을 앞서고 있으며 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부시 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에 대한 올 1.4분기 평가가 50.9%에 그쳐 지난 2001년 1월 취임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그같은 국정수행 평가는 지난 2001년 9.11 테러참사 직후수개월 동안 86% 안팎의 전례없는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의 재선운동을 총괄지휘하고 있는 칼 로브 백악관 수석고문 등 공화당 선거진영은 부시 대통령에 대한 국민지지 하락과 정국추이에 우려를표명, 대선정국이 이라크사태와 9.11관련 논란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 등 경제문제로 전환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의 정치분석가인 스티븐 헤스는 경제문제가대선의 주요 쟁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도 미국 경기의 먹구름이 충분히 가시지않았다면서 지금은 경제문제를 쟁점화할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고 말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