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주일에 좋은이웃봉사단 가택수리팀이 첫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고척동에 사시는 김유성 할아버지의 세 평 남짓한 방을 깨끗이 도배하고 장판도 새 것으로 갈아드렸지요. 깔끔하고 깨끗해진 방을 보면서 할머니만 모시면 신방이겠다고 농담도 하시고…." 서울 고척2동 고척교회(담임목사 조재호) 홈페이지의 사회봉사센터 게시판에 실린 글이다. 도배 기술자인 정태현 성창호 집사가 도우미로 나선 배순길 최상덕 장로와 함께 혼자 사는 동네 노인의 집을 고쳐준 것.고척교회에는 이런 사회봉사팀이 15개나 있다. 경로대학팀,방과후교실팀,아기학교팀,문화교실팀,사랑의식탁팀,나눔가게팀,이미용팀,나들이지원팀,의료봉사팀,발마사지팀….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고척교회는 이처럼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앞장서고 있지만 외부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도심에 비해 생활 및 문화환경이 취약한 외곽지역에 있는데다 '자기 자랑'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회 규모도 주일예배에 참여하는 성인 신자 2천8백명,교회학교 학생 1천2백명을 감당하기엔 턱없이 작아 보인다. 하지만 지역사회를 위한 이 교회의 활동과 포부는 결코 작지 않다. 지난해를 '지역사회를 섬기는 해'로 정해 다양한 활동을 편 데 이어 올해는 지역공동체의 생활터전이 되고,내년에는 지역공동체를 변화시키며,2006년에는 지역공동체의 희망이 되자는 게 이 교회의 비전이다. 이를 위해 교회는 언제나 지역 주민들에게 활짝 열려 있다. 지난 87년 시작한 고척경로대학에는 학기마다 1백20여명의 노인들이 모여든다. 매주 월요일마다 동네 노인들에게 점심을 대접하는 '사랑의 식탁'에는 1백50여명이 찾아온다. 또 발건강지압,피부미용,퀼트,요가 등 16개 성인강좌와 영어동화,유아발레,종이접기 등 8개 아동강좌를 개설한 3개월 과정의 문화교실에는 5백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루고 있다. 4월1일에는 맞벌이부부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재미난 방과 후 교실'도 개설한다. 6층짜리 고척교회 교육관도 일요일만 빼고는 모두 이들 차지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해'였던 지난해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1천4명이 1만원씩 기부하자는 '천사운동'을 펴 장애인들에게 전동 휠체어를 선물했고 주일학교 어린이들도 1천원씩 '마음'을 보탰다. 올해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사회봉사센터를 설립,운영 책임을 전문 사회복지사인 고미숙 전도사에게 맡겼다. 지역사회의 요구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다음달엔 심장병 수술을 돕기 위한 제2회 천사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조재호 담임목사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려는 고척교회의 정신은 33년간 이 교회에서 봉사하다 지난 93년 은퇴한 김제건 원로목사 때부터 내려온 것"이라고 전했다. 조 목사는 "건강한 교회,섬기는 교회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사심없이 대하다 보니 교회를 격의없이 대하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02)2686-5871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