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이 압도적 표차이로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로 선임됐다.


특히 KCC가 "주총 결과를 100% 받아들이겠다"고 밝혀 추후 KCC가 입장을 뒤집지않는 한 수개월간 끌어온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이번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을 끝으로 현 회장의 '완승'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다.


<사진 : 30일 오전 현대엘리베이터 이천 본사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정은 회장의 이사 선임에 관한 주주들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30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현 회장의신임이사 선임안을 표결에 부쳐 총 의결권 행사가능 주식수 503만442주 중 출석의결권수가 321만7천709주로 집계된 가운데 찬성 77.8%(250만3천568주), 반대 22.2%(71만4천141주)로 통과시켰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 현대상선에 이어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로 선임됨으로써 명실상부한 그룹 총수로서의 실권을 다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현 회장은 곧 이사회를 거쳐 엘리베이터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최용묵 사장의 연임안도 박수로 통과됐으며 KCC는 김현태 변호사와 대리인인 김문성 상무를 통해 정몽진 KCC 회장을 이사후보로 추천한 주주제안을 철회했다.


이어 신복영 콤텍시스템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안과 이사보수한도액 승인 안건도일사천리로 원안대로 통과, 주총은 당초 예상과 달리 2시간만에 순조롭게 끝났다.


이처럼 현 회장측이 압승한 것은 범현대가가 불참을 통해 사실상 중립을 표방한데다 소액주주 표심도 상당수 현 회장 쪽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KCC측은 당초 일부 범현대가 계열사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았으나 이미 판세가현 회장측으로 기운 것으로 판단되자 가족간의 다툼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범현대가의 입장을 반영, 이들 계열사의 위임장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현대백화점은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고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주주 지분의 경우 현 회장측이 약 68만주, KCC측이 40만주를 확보한 것으로집계됐으나 이 중 중복된 30만주 가량은 양측 변호사의 합의에 따라 무효처리됐다.


한편 KCC측은 법원의 지분 7.53% 의결권 제한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주총 결과에는 이의없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량 매물 발생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현대측의 장외매도 제안도협조할 수 있다"며 "더이상 그룹 경영권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패배를깨끗이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KCC측은 상황이 불리한 것으로 점쳐지자 주총 시작부터 침울한 표정으로 일관했으며, 지난 23일의 현대상선 주총 때와 달리 발언권도 행사하지 않고 대리인들은 중간에 퇴장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는 현 회장측 지지 주주와 KCC측 지지 주주가 잇따라 발언, 박수와 야유가 터져나오는 등 한때 소동을 빚기도 했으며 현대엘리베이터 노조는 "KCC의 적대적 M&A 시도를 총력투쟁을 통해 막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정은 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소모적 지분경쟁에서 벗어나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주총을 계기로 현대그룹은 과거의 모든 의구심을 깨끗이 청산하고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통해 재도약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연합뉴스) 송수경 이정진기자 hanksong@yonhapnews transil@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