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사망자 4명중 1명은 암이 원인이다.


암은 인체 면역이 약해지면서 암세포의 증식을 막지 못해서 일어난다.


하지만 기존의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죽이는 데만 치중한 나머지 암세포와 함께 면역체계도 파괴해 버린다.


이에 따라 면역력을 증가시켜 암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세포 면역치료법이 바로 그 사례의 하나다.


세포 면역치료법은 인체의 면역세포를 채취해 증식시킨 후 다시 인체에 투여, 면역을 활성화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것이다.



◆ 암은 면역병이다 =인체는 약 60조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같이 수많은 세포의 집합체인 인체에 이상 세포가 존재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인체는 건강한 상태에서도 항상 수백에서 수천개 정도의 이상 세포가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런데도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 없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이상 세포가 면역력에 의해 계속해서 사멸되기 때문이다.


암세포 자체는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그러나 암세포가 종양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면역력이 저하된 '이상 상태'에서 발생한다.


세포면역치료는 암을 면역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면역병'으로 간주하고 면역력을 높임으로써 이를 치료하는 것이다.



◆ 세포면역치료, 부작용 없다 =인체의 정상적인 세포가 바이러스나 발암물질에 의해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세포가 되면 표면에 이종 단백질을 내뿜는다.


이 때 면역계의 정보원인 수지상세포는 이종 단백질을 인지해 림프구에 암세포의 존재를 알린다.


수지상세포의 신호를 받은 림프구는 즉시 출동해 암세포와 싸워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다.


세포면역치료법은 수지상세포와 림프구를 혈액에서 채취, 배양과정을 거쳐 증식시킨 후 다시 몸속에 넣어 암과 더욱 효과적으로 싸우도록 하는 것이다.


세포면역치료는 자신의 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다.


또 면역세포가 미세한 암세포를 쫓아가 공격하므로 수술 후 남은 잔류암을 없애준다.


환자에게 1회 주입하는 비용은 보통 2백만원 선이며 6~8회 정도 실시된다.


아직까지 가격은 비싼 편이지만 연구가 진행되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포면역치료법은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최근 미국 베일러대학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세포면역치료제 GVAX를 비소세포폐암에 걸린 환자 43명을 대상으로 임상 실험을 한 결과 치료제를 투여 받은 3명의 환자가 3년여 동안 폐암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국내 연구 활기 =국내에서는 크레아젠, 바이넥스, 이노셀, 이노메디시스 등 바이오 벤처들이 세포 면역치료와 관련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크레아젠은 동아제약과 공동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신장암 세포치료제 '크레아백스'를 임상시험하고 있다.


항암 면역세포치료제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부터 임상 허가를 받았다.


바이넥스도 역시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폐암 치료제 'DC-Vac/EP-L'의 임상허가를 받았으며 대장암 치료제인 'DC-Vac/IR'의 임상허가를 신청 중이다.


이노셀, 이노메디시스는 림프구를 이용한 치료제의 임상시험에 대해 허가를 신청했다.


이노셀은 일본 림포텍사로부터, 이노메디시스는 일본 메디넷사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연구를 하고 있다.



◆ 세포 면역치료 전망 =암에 대한 세포 면역치료는 세계적으로 임상시험의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


미국에서는 생명공학회사인 덴드레온사에서 2001년부터 임상시험 3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전문가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포면역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암 환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세포면역치료법만으로 암을 치료하기 보다는 기존의 항암치료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과 김태규 교수는 "암에 따라 기존의 치료법과 세포면역치료의 효과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세포 면역치료를 기존의 치료법과 병행한다면 암 완치율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생명공학과 배용수 교수는 "세포면역치료는 암의 전이나 재발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며 "5∼10년 내에 보편적인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