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12일 아랍개혁 방향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미국의 중동 민주화 구상에 맞서 아랍식 개혁을주장해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알렉산드리아에서 개막한 아랍개혁에 관한 지역회의 연설에서 아랍식 개혁의 기본 골격을 공개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역내 개혁은 두가지 기본 축에 입각해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첫째는 아랍 민중과 정부간 조화와 일관성을 기초로 한 현대화와 개혁이다. 둘째는 공정하고 포괄적인 중동평화 정착 그리고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정치환경의 구축이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특히 성급한 개혁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에게 집권 욕심을심어줄 수 있다며 개혁의 속도 조절론을 거듭 강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이슬람은 관용의 종교라며 이슬람 문화를 폭력과 극단주의 문화로 보지 말도록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이 구상중인 중동 민주개혁안에 대해 직접적인반대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외부에서 개혁을 강요하려는 시도를 비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개혁은 문화, 종교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성급하게 추진돼선 안된다는지론도 재차 강조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안정을 해치지 않고, 과격한 근본주의세력이 의도대로 개혁 코스를 좌지우지하지 않도록 하는 방식의 개혁"이어야 한다고말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또 지속적인 아랍-이스라엘 분쟁이 "테러리즘과 극단주의"의주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하고, 이라크에 주권과 안정을 회복하는 일이 중동 지역을 정치,사회 개혁으로 유도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주최하고 정부 및 비정부기구들의 후원으로 3일간 열리는 이 회의는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개막식과 무바라크 대통령의 연설은 전국에TV로 생방송됐다. 미국과 유럽의 개혁공세에 맞서 아랍 정부와 비정부 단체들이 독자적 개혁 방안을 최초로 모색하는 이번 회의에는 역내 지식인과 학자, 재계 지도자들과 비정부기구 대표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아랍 개혁 현안: 인식과 실행"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대해 논의할예정이다. 이 문건은 포괄적인 정치,경제,사회,문화개혁과 정책결정 과정에 시민사회 대표들의 참여 확대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대다수 아랍국가들이 참석했으며 오는 29-30일 튀니지에서 열리는 아랍정상회의에 제출할 권고문도 채택한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 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