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올시즌 미국PGA투어에서 두번째로 '톱10'에 진입하며 본격적인 상금레이스에 돌입했다. 키 1백66㎝의 '단신 골퍼' 크레이그 패리(38·호주)는 연장전에서 이글을 잡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최경주는 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도랄골프리조트 블루코스(파72)에서 끝난 투어 포드챔피언십(총상금 5백만달러)에서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백74타를 기록,데이비드 톰스 등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최경주가 올들어 10위 안에 든 것은 지난달 AT&T페블비치프로암(공동 4위)이후 처음이다. 최경주는 투어가 열리는 코스중 까다롭기로 소문난 블루코스에서 3일 연속 60타대 스코어를 냈고,3라운드에서는 올시즌 자신의 한라운드 최소타인 66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줬다. 최경주는 17만5천6백25달러(약 2억원)의 상금을 받아 시즌 상금(47만7천1백64달러) 랭킹이 지난주 40위에서 29위로 뛰어올랐다.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최경주는 초반부터 '버디 행진'을 벌인 패리에게 뒤처지며 우승경쟁에서는 일찌감치 밀려났다. 14번홀까지 버디 3,보기 2개로 주춤거리며 한때 10위권 밖으로 순위가 밀리기도 했으나 15,17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고 10위권으로 재진입했다. 3라운드 선두 패리는 이날 4언더파(버디5 보기1)를 기록,5언더파로 추격해온 스콧 버플랭크(미국)와 공동선두(합계 17언더파 2백71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들어갔다. 연장전은 이 코스 뿐 아니라 올들어 투어가 개최된 코스의 파4홀 중 가장 어렵다는 18번홀(4백67야드,평균타수 4.480)에서 벌어졌다. 버플랭크의 티샷이 오른쪽 러프에 떨어진 것을 확인한 패리는 2백98야드의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날려 일단 우위를 확보했다. 버플랭크의 세컨드샷은 그린 오른쪽 벙커로 들어가는 듯하다가 간신히 그린에 올라갔다. 버플랭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홀까지 1백76야드를 남기고 친 패리의 6번아이언 세컨드샷은 그린에 떨어져 바운스된 뒤 곧바로 홀속으로 사라졌다. 갤러리들의 환호성에 이글을 잡은 사실을 알아챈 패리는 캐디를 맡았던 동생 글렌을 얼싸안고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필 미켈슨(미국)은 최종일 2오버파로 부진,공동 24위까지 처졌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