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지주회사 회장-우리은행장 겸임 구도로 갈 전망이다.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은 7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된 직후 우리금융 이사회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회장 내정자로 업무에 들어가면 대주주와 상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개인적 의견으로는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는 게 맞다"고 밝혀 회장-은행장 겸임 체제로 변경할 방침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동안 지주회사 회장과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장 사이의 권력배분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황 후보는 "나이에 의한 세대 교체는 의미가 없지만 우리금융에 외부 수혈의 필요성은 많이 느끼고 있다"고 밝히고 "외부 수혈을 하려면 노조의 협조를 얻어 인사제도를 개혁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본다"고 말해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예고했다. 황 후보는 또 ▲민영화 성공을 통한 공적 자금 회수 ▲증권, 카드, 보험 등 비은행 부문 강화 ▲은행과 비은행 부문 시너지 확보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 후보는 자신이 삼성그룹 출신이기 때문에 빚어진 논란에 대해 "업무 능력이문제이지 삼성 출신이라는 게 흠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삼성생명과의 소송도 서울보증보험이 53%의 채권을 갖고 있고 우리은행과산업은행 몫이 각각 15%와 11%이기 때문에 채권단에서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이지 우리금융 회장이나 우리은행장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삼성과 저의 관계 때문에 우리은행의 채권자 입장에 변화가 생길 수는 없다"고 못박고 "그런 것이 문제가 되는 현실을 슬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씨티그룹의 국내 진출과 관련, "세계적인 전략적 투자자가 들어온 것은 나라 전체로는 좋은 일이지만 은행권으로서는 무서운 경쟁자가 생겼으므로 좋지 않은일"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핵심 역량을 빨리 배워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