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테이블보에 잉크 한방울이 떨어졌다. 그 작은 얼룩만 빼면 테이블보는 99%가 흰색이다. 그러나 테이블보를 본 사람들은 얼룩만 기억한다. 99%의 깨끗한 부분은 기억하지 않는다. 거꾸로 얘기하면 '작은 것이 위대한 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세스 고딘 보고서'(세스 고딘 지음, 권춘오 옮김, 나무생각, 1만2천원)가 '세심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 책은 미국의 최고경영자와 중간관리자 2만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미덕'에 관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한 것. 응답자들이 꼽은 미덕은 크게 26가지. 최상위 덕목은 '윤리'였다. 켈로그 캠벨의 경우처럼 대형 브랜드를 창조한 사람들은 과대광고나 속임수ㆍ오해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여 최고의 신뢰성을 얻는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터득한 주인공이다. 두번째 덕목은 팀워크. '영웅과 고독한 특수대원은 더 이상 필요없다. 진정한 힘은 다양한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것을 이용해 조직의 근본 목표를 충족시키는 것이다.'(피어 디지아마리노 AMS 부사장) 그 다음으로는 정직, 호기심, 열심히 일하기, 지혜, 자기 동기부여, 유머감각, 주도권, 창의성 순이었다. 이들 항목에는 재미있는 일화와 통계ㆍ사례가 담겨 있으며 실천을 위한 섹션도 곁들여져 있다. 이 책의 또다른 미덕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를 관통한다. 모든 것을 경쟁이나 전투로만 보지 말고 일과 삶을 균형 있게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넬슨 그룹 총수인 배리 넬슨은 이렇게 말한다. '진실로 소중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관심을 가족에게 베풀고, 그 가정을 기초로 한 프로페셔널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은 여가를 즐긴다. 이들에게는 모든 시간이 행복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