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월부터 보유 중인 자사주를 스톡옵션(stock option:주식매입선택권)을 행사하는 임직원들에게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이번 스톡옵션을 통해 받게 되는 주식을 현 주가 수준에서 모두 매각할 경우 1조2천억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의 행사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올 3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인 자사주 1천30만주 가운데 3백82만9백15주를 임직원에게 매각할 계획이라고 23일 공시했다. 스톡옵션 부여대상자는 윤종용 부회장,이학수 부회장 등 총 7백14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1차로 오는 3월2일부터 95만1천4백37주를 주당 32만9천2백원에 매각하고 3월10일부터 2백75만9천3백18주를 주당 19만7천1백원에,3월26일부터 11만1백60주를 주당 34만2천8백원에 각각 넘길 예정이다. 물론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이 대부분 2010년 전후여서 모든 임직원이 스톡옵션을 동시에 행사,시장에서 주식을 대거 쏟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증권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현 주가가 행사가격을 훨씬 웃돌고 있는 만큼 상당 물량이 매물로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창원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24일 2.92%의 비교적 큰 폭 하락세를 보인 것도 스톡옵션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주목한 결과"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이번 자사주 매각이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보유 중인 자사주를 임직원 스톡옵션 용으로 매각했기 때문에 자사주 보유에 따른 현금 흐름의 왜곡현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자사주 매각 결정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임직원 7백14명이 오는 3월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1인당 평균 17억원씩,총 1조2천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차익규모는 현재 대한항공 농심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다시 말해 삼성전자 임직원이 받은 스톡옵션의 평가차익만으로도 증시에서 이들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윤종용,이학수 부회장은 3월부터 행사할 수 있는 스톡옵션을 9만8천5주씩 보유하고 있어 이를 전량 매도할 경우 3백4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부터 행사가 가능했지만 아직 행사하지 않는 스톡옵션 보유분까지 행사하면 시세차익은 6백10억원에 이른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