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 해도 마담 뚜들이나 하는 일로 생각됐던 결혼중매업이 이제는 대학에 학과가 개설될만큼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잡았습니다.커플매니저를 체계적으로 공부한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출될 걸 생각하니 더없이 기쁘네요." 지금까지 6천1백여명의 결혼을 주선한 결혼정보회사 선우의 이웅진 대표(39)가 대전 우송정보대 겸임교수로 위촉됐다. 이 대표는 내달 2일부터 이 학교에 신설된 웨딩이벤트학과 커플매니저 전공 학생들을 상대로 '결혼학'과 '매칭학' 등을 강의한다. 이 대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결혼중매시장을 개척하면서 겪은 어려움이 생각나는지 현장 경험과 지식을 학생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선우를 설립한 것은 지난 91년. 23세 때 시작한 도서대여사업에서 힌트를 얻었다. "청춘남녀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열었더니 자연스럽게 커플이 생기더군요.중매사업이 유망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대표는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지난 81년 중학교를 마친 뒤 낮에는 리어카를 끌며 화장지를 팔러 다니고 밤에는 학원에서 대입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주경야독'했다. 야간 대학에 들어갔다 그만둔 그는 이동식 도서대여업에 뛰어들었다가 아이디어를 얻어 기업형 결혼정보회사를 설립했다. 책상 하나와 전화기 두 대로 시작한 선우는 지금까지 3천여쌍의 부부를 탄생시키면서 직원 1백여명에 회원수 2만여명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2000년 성균관대 사회학과 수시모집에 당당히 합격,배움의 열정을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형태의 사업이고 사람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일이다 보니 어려움이 한둘이 아닙니다.고객이 지닌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극복하고 마음을 통하게 해줘야 하고, 결혼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최대 공약수를 찾아내는 일은 차라리'득도의 과정'처럼 느껴지지요." 인상에 남는 커플을 묻자 "선을 4백여번 본 후 결국은 처음 선본 사람과 결혼한 고객을 보니 이상형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우는 지난해 업계에서는 적지 않은 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해외 시장에 진출키로 하고 오는 4월 뉴욕에 첫 지점을 개설한다. "결혼정보사업은 이제야 틀을 갖춘 상태입니다.세계적인 사업 모델로 완성해 나갈 생각입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